환율이 사흘째 하락, 3주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려 마감했다. 개장초 엔 약세로 상승 출발했던 환율은 엔 강세전환과 매물 부담 등으로 급반락, 장중 1,190원을 위협하기도 했다. 시장은 좀처럼 방향성을 타진하지 못한 채 분위기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유지돼 온 1,180∼1,210원의 큰 박스권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8엔대를 유지하고 못하고 급락 흐름을 연출, 다시 117엔대로 내려 달러/원의 낙폭을 크게 했다. 수급상 공급이 앞섰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픽싱) 역내 매도분과 네고물량이 시장을 압박했다. 역외세력은 픽싱 롤오버 매수에 나서지 않아 환율 하락을 도왔다. 밤새 달러/엔의 추가 하락이 이뤄진다면 금요일 1,180원대 진입도 가능한 장세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30원 내린 1,191.0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16일 1,188.8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고점은 개장가인 1,198.00원, 저점은 지난달 21일 장중 1,188.20원까지 내려선 이후 최저치인 1,190.00원에 집계됐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8.00원을 가리켰다. ◆ 1,180원대 염두 = 달러화의 반등이 여의치 않다. 이와 함께 결제수요 등을 배경으로 형성됐던 달러매수(롱)마인드도 차츰 꺾이는 기색이다. 부족한 시장 물량이 차츰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1,180원대 진입도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부족한 시장물량을 채웠다"며 "롱마인드가 한풀 뒤로 물러서면서 환율차트상 모양새가 약간 이상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 밤새 달러/엔이 어디에 가 있는 지가 관건이며 정부에서도 수해 등에 따른 물가안정과 맞물려 하락을 내버려둘 가능성도 있다"며 "내일 1,190원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되며 위아래 5원 정도 등락할 여지를 두고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크게는 1,180∼1,210원의 큰 박스권에서 달러/엔 레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이 꽤 있었으나 달러/엔이 급락하면서 포지션 처분에 급했고 네고물량도 좀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외에서 오늘 NDF정산관련 매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달러/엔의 추가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달러/엔이 추가 하락하면 1,187∼1,188원까지 내려설 것 같고 위로는 1,195원이 막힐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혼조국면 = 미국 달러화가 당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이리저리 부유하고 있다. 뉴욕 증시와 미국 경제지표의 혼조세가 달러화를 같은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일본정부의 구두개입에도 불구, 117엔대로 재반락해 위쪽이 무거운 상태임을 방증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반등과 긍정적인 경제지표로 117.97엔으로 상승한 달러/엔은 이날 오전중 118엔대에 진입, 등락했다. 그러나 달러/엔은 오후 들어 급반락, 117.26엔까지 미끄러졌으며 오후 4시 47분 현재 117.5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장중 100엔당 1,010원을 밑돌기도 했으나 이내 낙폭을 회복, 같은 시각 1,013원선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54억원, 55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이틀째 주식 '팔자'에 무게를 뒀으나 강도는 세지 않아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력이 없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엔화 약세 진행을 반영, 환율은 전날보다 2.70원 높은 1,198.00원에 출발했으나 차츰 오름폭을 축소, 9시 42분경 1,196.5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1,196∼1,197원을 오가는 시계추 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차츰 매도세가 강화되며 환율은 11시 39분경 하락 반전한 뒤 46분경 1,194.50원까지 미끄러졌으며 오전장을 1,194.90원에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낮은 1,194.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엔 강세반전으로 차츰 레벨을 낮춰 2시 19분경 저점인 1,191.7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저가매수세로 환율은 3시 23분경 1,193.50원까지 올라섰다가 달러/엔의 추가 하락으로 4시 3분경 저점인 1,190.00원까지 처졌다. 이후 저가매수세로 환율은 1,191원선으로 소폭 반등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1,1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6,0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3,250만달러, 3억1,60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193.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