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 1만선 고지를 넘보던 닛케이 평균 주가가 6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급기야는 9,300선 마저 붕괴, 지난 83년 11월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했다. 일본 주가는 매년 9월의 경우 중간 결산을 앞둔 이익 실현과 금융기관의 보유주식 매각 등으로 약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닛케이 주가의 낙폭이 큰데다 심리적 저항선인 지난 2월의 거품 붕괴후 최저치(9,420.85)가 맥없이 무너진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금융상 등 경제 각료들도 투자자들의 냉정한 대응을 강조하는 등 주가 급락이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계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하락세가 미국과 일본의 경제 앞날에 대한 투자가들의 우려와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 경기의 불투명성이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경제에 대한 연쇄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9.11' 테러 참사 1주년을 앞둔 테러 재발과 미 부시 정권의 이라크 공격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데다, 도쿄전력의 원자력 사고 은폐 등 최근 일본에서 잇따른 기업 스캔들까지 겹쳐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세제 개정, 증권 활성화 대책 등 고이즈미 정부의 안이한 정책 대응이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미 기업의 실적 회복과 경제 지표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닛케이주가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러 망령 등이 되살아날 경우 닛케이 주가가 9,000선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 유럽에 비해 일본 주식 시장은 그동안 충분한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