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이냐 '현실'이냐. 최근 증시의 투자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의 장세가 '유동성 장세'라고 단정하는 증권사는 아직 나타나지않고 있으나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을 부추기는 증권사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미국 증시의 안정, 부동산투기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대책, 저평가돼 있는 증시, 낮은 더블 딥(이중침체) 가능성 등이 갈곳없는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낙관론을 부풀리고 있다. 반면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이 눈에 보이지않는데다,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 성공여부는 지켜봐야하며, 경제펀더멘털에도 변화가 없어 유동성 장세 기대감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만만치않다. ◆고조되는 유동성장세 기대감 SK증권은 3일 시황리포트에서 과거 유동성장세에서 가장 상승탄력이 컸던 건설.증권주가 최근 들먹거리고 있는 것은 시장이 서서히 유동성장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건설주의 경우 지난 6월말 저점을 확인한이후 꾸준히 상승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시장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등의 한계를 미리 걱정하게 된다면 시장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현 장세를 "가격논리와 유동성 보강기대가 맞물린 반등국면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시장이 '유동성 기대 랠리'에 그치더라도 종합주가지수 800∼820선까지는 상승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저금리 지속, 부동산투기 억제를 통한 증시로의 자금유입 기대감, 기업주가 저평가 등이 투자분위기를 호전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영증권도 저금리 기조하에서 채권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희석된만큼 증시로의 자금이동을 위한 노력들이 가시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증시환경개선방안 등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동성장세는 '신기루' 유동성 장세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아무 것도 보이지않는 상태에서 단순히'기대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많다. 교보증권은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이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속단할 수 없고 시중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주가상승을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자금흐름상에서 증시에 우호적인 펀더멘털의 개선이 없는데다 불투명한 미국증시와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아시아증시 등 외부 여건을 고려할때 우리 증시와 해외증시의 차별화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도 불투명한 경제사이클, 약화되고 있는 기업실적 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채권.부동산에 잠긴 단기부동자금중 일부가 증시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으나 이같은 자금이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의 '돈줄'인 채권형과 주식형상품간의 자금흐름을 살펴보더라도 주식형으로의 자금이동은 완만한 반면 채권형과 혼합채권형으로의 자금이동은 7월이후 4조원 이상이 몰릴 정도로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현 장세는 기술적 반등 과정에서의 순환매적 성격에 불과한 만큼 재료적 특성을 바탕으로 매기가 몰리는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