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 약세를 타고 소폭 상승했다. 전날 하락 흐름이 하루만에 뒤집어져 방향없이 부유하는 형국이다. 이날 환율은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에 후행하면서 시장 수급을 감안, 포지션 손바뀜이 잦았다. 철저히 제한된 박스권 내 '힘겨루기'에 따른 등락이 진행됐다. 달러/엔 환율은 119엔대를 오르내리는 상승세로 달러/원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반영 정도는 크지 않았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대 초반에 근접했다. 수급상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픽싱) 역내 매도세와 네고물량 등이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역외세력은 픽싱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70원 오른 1,193.7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 고점은 1,196.50원, 저점은 1,191.7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80원을 기록했다. ◆ 박스권 횡보 = 오는 금요일 환율도 뚜렷한 이슈나 요인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달러/엔 움직임을 보면서 1,190∼1,200원 범위의 박스권이 가장 무난하게 전망되는 형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상승과 방향은 같이 했으나 역내 NDF정산관련 매도가 많은 반면 역외는 롤오버 매수시점을 늦춰 물량부담이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시장 물량이 풍부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미 주식시장이 변수지만 원-엔이 '10대1'에 근접하면 달러매수가 나와 1,190원대는 지지될 것"이라며 "내일도 1,190∼1,200원에서 레인지 장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한마디로 시장 견해(view)가 없는 상태며 포지션 파악도 쉽지 않다"며 "내일도 별다른 이슈가 없으나 달러/엔이 밑을 바치면서 강보합이 예상돼 달러/원도 1,190∼1,198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엔 119엔 경계 공방전 = 미국 달러화는 전날 뉴욕 증시의 상승과 미국 연방은행 총재들의 금리동결 의사표명으로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 회수, 미국·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 불안요인은 잠재된 상태인데다 최근 119엔대에서 번번히 막히고 있어 상승 기대감은 크지 않다. 앞선 뉴욕장에서 118.53엔으로 소폭 하락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몇 차례 119엔대를 들락날락하며 공방을 벌였다. 달러/엔은 오전 중 119.14엔까지 올라선 뒤 119엔을 축으로 시소 등락을 거친 뒤 차익실현 매물로 반락, 오후 4시 49분 현재 119.01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 약세보다 원화가 더디게 진행, 전날보다 하락세를 보이며 같은 시각 100엔당 1,00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765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33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나흘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던 외국인은 이날 다시 방향을 바꿔 환율 상승 심리를 제어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4.00원 높은 1,196.00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8분경 고점인 1,196.50원까지 올랐으나 달러/엔 반락과 매도세 등장으로 10시 15분경 1,193.00원까지 내렸다. 이후 환율은 1,193∼1,194원을 오가다가 11시경 매도세 강화로 1,192.10원까지 미끄러졌으나 재차 달러/엔 재상승과 매수세 강화로 11시 36분경 1,194.40원까지 오른 뒤 전자업체 네고 등에 밀려 1,193.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1.10원 낮은 1,192.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이내 보합권에 진입, 1시 34분경 1,191.7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그러나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한 환율은 한동안 1,192∼1,193원을 횡보하다가 달러/엔 반등으로 3시 58분경 1,194.20원까지 되오른 뒤 1,193원선에서 횡보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7,7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1,8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400만달러, 1억7,030만달러가 거래됐다. 23일 기준환율은 1,193.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