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5∼1%포인트 낮아질 경우 국내 경제 성장률도 0.5%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은행 지분을 조속히 매각하되 은행을 경영해본 경험이 없는 대기업에는 지분을 팔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한 인식과 정책대응 방향' 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정책을 건의했다고 22일 밝혔다. KDI는 "미국 경기가 추가적인 조정으로 인해 성장률이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인 2∼2.5%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거시경제정책을 부양쪽으로 바꿀 필요까지는 없다"고 건의했다. KDI는 "국내 실업률이 3% 안팎이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경기부양정책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DI는 또 "정부가 은행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비시장적'으로 은행 경영에 개입하는 통로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건전성 감독 및 규제자 역할과도 상충될 수 있다"며 "국민은행 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민영화는 됐지만 아직 정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잔여 정부소유 주식도 모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은행 민영화의 주체와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전략적 투자자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은행을 경영해본 경험이 없는 대기업에 은행을 매각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이와 함께 공개입찰방식 등 매각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손실보전장치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