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보고서를 정정하는 코스닥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금액단위 기재오류 등 사소한 실수부터 주요 항목 누락 등의 사유로 반기보고서를 뜯어고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기업의 반기보고서가 믿을 만한 것인지 하는 의구심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7백40개 12월 말 결산법인 중 이날까지 정정보고서를 낸 회사는 20개에 이르렀다. 특히 투자를 위한 기초 정보로 활용될 만한 주요사항을 누락해 정정보고서를 제출한 회사도 6개에 달했다. 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매출 기재사항을 누락시켰다가 정정했다. 상품매출 28억3천여만원,용역수입 3억3천여만원 등 모두 33억1천여만원의 매출실적이 최초 분기보고서엔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필코전자는 관계사 채무보증내역을 기재하지 않았다가 이를 추가한 정정반기보고서를 냈다. 관계회사인 리더컴에 대해 42억5천만원 규모의 채무 연대보증을 1년 동안 서 주기로 했으나 필코전자가 지난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엔 이 사항이 빠져 있었다. 써니와이앤케이와 사이어스의 경우 주식관련사채에 대한 기록을 누락했거나 잘못 기록해 이를 뒤늦게 고쳤다. 써니와이앤케이는 △미전환 전환사채 95억원 및 발행가능주식수 2백16만주 △미행사 신주인수권부사채 89억8천여만원 및 발행가능주식수 2백81만주를 당초 기재하지 않았다. 사이어스 역시 행사되지 않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규모,행사가능 주식수 등을 빼먹었다가 나중에 이를 추가했으며 행사조건도 바뀐 내용으로 정정했다. 대원씨아이와 이-글벳은 자본금 변동사항 및 최대주주 관련사항을 잘못 기재했었다. 대원씨아이는 유상증자 주식수를 틀리게 기재하는 초보 수준의 실수를 저질렀다. 이-글벳은 최대주주의 이름과 소유주식수를 잘못 기재했다가 정정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파워넷 엠바이엔 코스모시앤티 등은 정정 반기보고서에 무엇을 정정했는지를 명시해 놓지도 않았다. 이런 코스닥기업의 반기보고서 정정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계책임자의 사소한 잘못이든 경영진의 의도된 누락이든 반기보고서를 정정하는 것은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투자자들 스스로가 투자 전에 코스닥기업의 재무제표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