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 활동이 2000년 최고를 기록한 이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와 M&A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미국시장의 지반침하가 가장 큰 원인이다. M&A를 통해 급성장한 미국기업이 부정회계 등으로 도산하거나 매수한 기업을 유지하지 못해 매각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어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거품경제의 계산서가 M&A 시장에도 돌아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인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세계의 M&A 건수와 금액(발표기준)은2000년에 3만8천400건, 금액으로 3조4천400억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가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을 2000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건수로는 약 40% 줄어든 1만1천90건, 금액으로는 70%나 줄어든 5천900억달러에 그쳤다. 세계 M&A에서 미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금액 기준)은 2000년까지만해도 50%에달했으나 작년 상반기에는 40%, 올 상반기에는 35%로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약 70개의 기업을 인수해 급성장한 월드컴의 예에서 보듯 통신부문을 중심으로 M&A가 과열됐지만 정작 월드컴은 올들어 분식회계가발각돼 7월에 도산했다. 99년부터 2000년에 걸쳐 케이블TV회사 인수를 추진해온 통신회사인 AT&T는 효율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 없게되자 케이블TV회사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는 지나친 M&A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반면 중국과 동유럽 등에서는M&A가 건수와 금액 모두 늘고 있어 이들 신흥시장이 앞으로 세계 M&A시장의 열쇠를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