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증권업계가 수익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금융당국의 보고서 사전유출 관련 징계로 애널리스트의 입지가 더 좁아지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9일 보도했다. AWSJ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과거 호황기에는 가장 각광받는 직업의 하나로 여겨졌으나 최근 전세계적인 증시침체로 투자자들은 물론 금융당국으로부터도 비난과 책임 전가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또 증권사들은 자사의 애널리스트들에게 주요 고객들을 위한 정보를 물색하고 이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 배포하도록 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이마저 어렵게 돼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석자료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증권사 리서치팀의 핵심인 활동이나 한국의 금융감독원이 최근 이같은 활동에 대해 처벌을 내린 것은 결국 애널리스트 본연의 임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WSJ은 만약 리서치 보고서가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과 1천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일반투자자들에게 동시에 배포된다면 증권사들로서는 성가시게 힘을 들여 리서치팀을 운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독립 리서치업체가 증권사를 대신할 수는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완전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이번 징계가 리서치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금융업계에서 20년간 일하고 있는 IRC의 행크 모리스 컨설턴트는 "증권사는 학문적인 분석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증권사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스 컨설턴트는 "UBS워버그와 메릴린치에 대한 금감원의 이번 징계조치는 너무 과도한 것"이라며 "만약 모든 투자자들이 동시에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리서치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증권사들이 자체 주식거래를 위한 내부 리서치팀을 제외한 모든 리서치활동을 중단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에 대해 금감원측은 "우리의 원칙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모든 투자자들은 동시에 같은 정보를 취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