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남해화학이 석유와 가스수입, 판매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정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남해화학이 석유 수입.판매에 진출하면 모회사인 농협 판매망을 활용, 농촌지역 유류공급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기존 정유사의 시장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해화학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석유.가스의 정제, 수입, 판매업'을 추가하기로 결의했다고 18일 밝혔다. 나프타와 LPG(액화석유가스) 등을 원료로 각종 비료를 생산해온 남해화학은 질소질 비료 국제경쟁력 상실과 내수시장 축소를 이유로 2월15일 관련 6개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따라서 나프타 탱크 2기, LPG탱크 2기, 나프타탱크 1기, 벙커C유 탱크 1기 등이 비어 있어 석유제품 판매업에 진출할 경우 이를 유류 저장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해화학의 지분 56%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경우 산하 지역농협에서 전국적으로 262개의 주유소와 600여개의 석유일반판매소를 운영하고 있어 탄탄한 유류판매망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올초 농협법이 바뀌어 지역조합들이 자체 구입하던 석유제품을 농협중앙회에서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이 마련된 상태여서 일단 남해화학이 석유 수입,판매업에 나서면 유류 판매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전국농협협동조합연합회가 전국적으로 4천700개의 주유소 유통망을 보유하고 석유제품을 수입, 유통시키고 있다. 현재 국내 대표적인 석유 수입사인 타이거오일과 합작여부도 관심거리다. 타이거오일의 경우 석유제품 트레이딩과 유통에 전문성을 가진데다 울산과 평택에 탱크터미널을 갖추고 있어 전남 여수권에 터미널을 갖춘 남해화학이 합쳐질 경우전국적인 유통망까지 갖추게 된다. 그러나 석유 수입, 판매업 진출과 관련, 남해화학의 태도는 신중하다. 남해화학 경영총괄본부 김동혁 부본부장은 "비료사업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을 감안, 석유사업은 유력한 신규사업의 하나"라며 "그러나 석유와 가스 수입,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시켰을 뿐 이와관련 언제, 어떻게 진출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