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만에 올랐다. 지난 수요일 단기 급락에 따른 소폭의 조정장세를 형성했으나 1,1990원대 등정은 여의치 않았다. 장중 환율 방향은 달러/엔 환율에 따르되 속도면에서 차이를 드러내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대로 올라섰다. 달러/엔은 117엔대에서 이날 소폭 반등, 달러/원의 되오름을 유도했다. 수급상 큰 재료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유사의 결제수요가 있었던 반면 1,190원대에서는 업체 네고물량이 공급됐다. 역외세력도 오전중 매수에 나섰다가 상승이 여의치 않자 매도로 돌아섰다. 시장은 유동성 부족이 완연했으며 거래도 은행권 위주로만 형성돼 활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현물 거래량이 약 16억달러에 불과, 두달여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다음주 환율은 달러/엔에 후행하는 가운데 아래쪽으로 좀 더 열려 1,200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박스권 장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수요일보다 2.50원 오른 1,188.8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190.80원, 저점은 1,186.50원을 기록했다. 하루 환율변동폭은 4.30원으로 8월 들어 가장 등락폭이 적은 날이었다. ◆ 휴가철 박스권 예상 = 시장이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거래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휴가철로 인한 업체들의 소극적 거래 참여가 은행권만의 공방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시장의 방향지표인 달러/엔도 단기 급락이후 방향감각이 두드러지지 않아 다음주에도 이같은 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70원대 진입도 제한되고 1,200원대 상승도 쉽지 않은 장세가 예상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내에서 수급은 적당히 균형을 이룬 가운데 역외에서 팔고 국책은행에서 일부 사는 형태가 보였다"며 "상대적으로 큰 수급이 없는 가운데 국책은행의 매매패턴이 시장에 중요하게 인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 큰 변동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달러/엔에 후행하면서 순간적인 수급상황을 반영, 1,182∼1,198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1,190원대에서 네고물량, 1,187∼1,188원에서는 결제수요가 있었다"며 "오늘 외국인이 주식순매수로 돌아서 다음주에도 계속 살 것인지가 수급상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아래쪽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뉴욕이나 국내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고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되면 엔/원은 내려설 것"이라며 "한쪽으로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긴 어렵고 1,180∼1,210원의 박스권에서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달러/엔 117엔대 중반 횡보 = 광복절 휴일동안 117엔대로 내려선 달러/엔 환율은 이날 소폭 반등한 수준에서 횡보했다. 밤새 뉴욕장에서 117.33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도쿄 개장전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로 한때 117.72엔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117.70∼117.80엔 부근의 대기매물로 반등이 제한된 달러/엔은 주로 117엔대 중반에서 붙박혔으며 오후 4시 44분 현재 117.57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원화와 엔화간 변동 속도 차이로 100엔당 1,010원대를 등정, 같은 시각 1,110원선을 움직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37억원, 41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나흘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서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수요일보다 0.70원 높은 1,187.00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4분경 저점인 1,186.50원까지 내려선 뒤 달러/엔의 상승에 연동, 10시 50분경 1,190.5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업체 네고물량 출회로 소폭 되밀렸다가 11시 33분경 1,190.70원으로 고점을 높이기도 했으나 매물에 부딪혀 1,189원선으로 다시 내려 1,189.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높은 1189.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189원선에서 게걸음을 거닐다가 매수세 강화로 2시 38분경 1,190.80원까지 장중 고점을 경신했다. 한동안 1,190원선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업체 네고축적으로 달러매수초과(롱)상태를 처분하면서 3시 41분경 1,187.70원까지 반락했다. 이후 환율은 주로 1,188원선에서 둥지를 틀고 등락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9억2,8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두 회사를 통한 현물환 거래가 16억1,150만달러에 불과, 지난 6월 10일 13억910만달러이후 최저치였다. 스왑은 각각 3억5,000만달러, 4억6,340만달러가 거래됐다. 19일 기준환율은 1,189.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