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컨소시엄을 이뤄 미도파를 인수한 한국기술투자(KTIC)가 유상증자로 받게 될 미도파 신주를 매각하면서 코스닥 등록이 거부된 업체 주식을 끼워 팔겠다는 방침을 밝혀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IC는 자사와 구조조정조합1호가 보유하게 될 미도파 주식을 매각(전매)하면서 미등록 기업인 에이스디지텍의 주식 80만주 및 전환사채 1백80만주를 함께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IC가 원하는 에이스디지텍 매각가격은 주당 5천2백원선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도파 주식을 사기 위해 KTIC와 접촉했던 한 투자자는 "KTIC측이 에이스디지텍 및 미도파 주식을 함께 사지 않으면 미도파 주식을 팔 수 없다고 해 주식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KTIC가 우량한 미도파 주식을 갖고 있다는 이점을 활용,매각이 어려운 에이스디지텍 주식 '끼워팔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TIC 1호 구조조정조합이 최대주주였던 에이스디지텍은 지난 3월 코스닥위원회가 향후 경영권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등록을 거부해 현재 매각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KTIC가 받겠다고 밝힌 미도파 주식 가격은 1만2천2백원선이다. KTIC는 액면가 5천원에 이 주식을 받았으며 브로커들의 손을 거쳐 일반투자자들에게 제안된 가격은 1만3천2백∼1만3천5백원선이다. 새로 발행될 미도파 주식은 롯데쇼핑이 71%,KTIC 및 조합이 29%를 갖게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없어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향후 롯데쇼핑과의 합병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돼 이 가격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KTIC측은 당초 기관투자가들에게 미도파 주식을 넘길 예정이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중개인(브로커)들을 통해 일반투자자들에게 매각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에이스디지텍 주식처리 방안을 브로커들이 제안해 와 이를 받아들인 것뿐이라고 KTIC측은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