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이 강한 종목으로 안개장세에 대응하자" 한국 증시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장막판에 밀리며 700고지 탈환에 실패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울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짙은 안개가 조만간 걷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 결과와 미국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재무제표 인증 행사에 대한 미국시장의 반응이 국내 증시의 흐름을 급반전시킬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의 기술적 지표들이 긍정적이고 오는 15일 올 상반기 기업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700선 중반까지의 기술적 반등은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최근 하락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른 종목 △투자등급 하향 러시 속에서 반대로 투자등급이 상향조정된 '맷집 강한 종목'들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락장에서 상승한 종목=지난달 9일 주가지수 801.99에 비해 현재 주가지수는 13.2% 하락했다. 그러나 일부 종목들은 이 기간중에도 주가가 상승했고 외국인 지분율 역시 늘어났다. 대부분 건설 가스 음식료 제지주 등 내수 종목들이다. 한솔제지가 대표적인 종목으로 이 회사 주가는 이 기간중 17.6% 상승했으며 외국인 지분율은 5.6%포인트 증가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시장 악재에 대해 내성(耐性)이 강하고 수급 또한 안정된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 연구원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낙폭과대주보다는 시장 악재에 잘 버티는 종목이 더 믿음직스럽다고 덧붙였다. ◆투자등급과 실적이 개선된 종목=증시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증권사 투자의견이 떨어진 종목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증권사의 경우 지난달 이후 투자의견을 올린 종목이 하나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흉흉한 분위기'에서 오히려 투자의견이 상향된 종목은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한달 사이 투자의견이 상향된 대림산업 SK텔레콤 한라공조 대구은행 등을 단기 투자대안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SK LG건설 대한유화 신무림제지에 대해 최근 투자의견을 올렸다. LG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현대하이스코와 현대모비스에 대해 투자등급을 높여 잡았다. 현대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투자의견이 상향된 종목과 함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종목들도 투자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