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없이 떨어지는 우리 주식시장에서 의미있는 지지선인 종합주가지수 650선이 과연 지켜질까. 기술적으로 지수 650선은 지난해 9월말 우리 증시가 바닥을 탈출해 전고점에 오른 뒤 진행되는 조정의 한계치여서 무너진다면 과거 박스권으로 회귀, 대세상승이 물건너 가게 된다. 따라서 650선이 지탱된다면 투자심리 안정으로 추가 급락을 막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바닥을 예측하기 어렵다. 650선 지지여부는 우리 증시의 목줄을 움켜쥔 미국에 달려 있다.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진정된다면 우리 증시도 숨을 돌릴수 있으나 그렇지않을 경우 '희망'이 없어진다. ◆ 650선 어떤 의미 있나 650선은 우리 증시에서 대세상승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희망을 던져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주가지수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9월말 490선에서 상승 곡선을 그려 지난 4월말 925선까지 치달았으나 650선까지 내려온다면 약 62%의 조정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60선에는 120일 이동평균선도 걸쳐 있다"면서 "650∼660선이 무너지면 대세상승을 바라보는 중기 시황관에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최소한 이달 월말 기준으로 650선을 지켜내야 중기 상승추세가 유효하다고 김 팀장은 분석했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정보팀장은 "650선이 붕괴하면 과거 박스권(500∼630선)으로 회귀하는 셈이 된다"면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해 증시가 한 단계 레벨업된 상황에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면 중기 상승추세는 퇴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2000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우리 증시는 1년여간을 500∼630의 박스권에서 지루하게 맴돌다 이를 뚫고 올라온뒤 대세상승의 전망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60개월 이동평균선이 637선에 걸려있어 630선까지 내려간다면 큰 추세선이 무너져 증시의 대세상승은 물 건너가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650선 지지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그러나 요즘 시장이 워낙 위축된 상태여서 650선 지지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국내 여건이 아닌 미국 증시에 달려 있어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뉴욕 나스닥 지수가 전저점(1,200포인트)을 깨고 내려왔고,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마저 지지선인 8,000선이 위협받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회계부정에 따른 투자자의 불신이 치유단계에 있다고 해도 경기지표 불안정에 따른 이중침체(더블 딥) 우려는 미국 시장이 앞으로 돌파해야할 최대의 난제이며 우리 증시도 이에 연동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증권 김 팀장은 그러나 "미국의 경기가 침체까지 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데다, 3.4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근거로 하면 경기 위축의 가능성은 작다"면서 점진적인 경기호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투자자들이 투매에 동참할 이유가 없으며 매도 타이밍을 놓친 경우 기술적인 반등 지수대인 650∼660선을 기다려 일부 현금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SK증권 김 팀장은 "다우지수가 안정세로 돌아선다면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미국시장에 연동해 추락한 우리 증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 반도체 경기의 뚜렷한 회복 등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호전시켜 우리 증시를 끌어올릴만한 '재료들'의 가시화가 여전히 요원하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