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증권업계의 "맏형"이다. 지난 1983년 업계 수위를 다투던 삼보증권과 동양증권이 합병해 생겨난 대우증권은 1999년 대우사태가 터질때까지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주식거래 뿐 아니라 리서치센터 국제금융 기업금융 채권 사이버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두를 달렸다. 각 증권사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증권맨들 중 상당수가 대우증권 출신이어서 증권업계의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이 증권사는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한순간에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착실히 쌓아왔던 잉여금을 1조원 이상 까먹었다. 10%이상을 유지하던 주식위탁거래 시장점유율로 한때 6%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일부 직원의 이탈로 조직력이 다소 무너지기도 했으며 신뢰도에 약간의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대우증권이 아니다. 2000년 산업은행 자회사로의 편입을 계기로 정상 탈환 시동을 걸었다. 사령탑을 맡은 박종수 사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우선 해외 자회사와 일부 해외지점을 정리했다. 지난해 대우체코리스 조흥비나뱅크를 매각했으며 도쿄지점을 폐쇄했다. 올들어선 대우루마니아은행과 대우헝가리은행을 팔았으며 조만간 대우우즈벡은행도 매각할 예정이다. 국내 자회사인 대우선물과 대우투자자문은 청산했다. 대우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서울투신운용도 정상화시켰다. 여의도 본사 사옥도 팔았다. 대우증권 자체도 1999회계연도(1999년4월1일~2000년3월31일)에 1조2천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부실요인을 대거 정리했다. 다소 처지는 것으로 평가받던 사이버거래시스템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켰으며 리서치 영업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 이러한 정상화 노력에 힘입어 대우증권은 지난해부터 탄탄한 수익구조를 굳히고 있다. 2000회계연도에 6백4억원의 흑자,2001회계연도에 5백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주식시장 상황이 침체로 돌아선 올 4월부터 6월까지도 3백1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주식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항상 흑자를 낼 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6%대까지 하락했던 주식위탁거래 시장점유율도 8%대 안팎으로 끌어올렸다. 대우증권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3년에 증권업계 1위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사장은 "Shaper 2003"운동을 제시했다. 연간 당기순이익을 2천5백억원 수준으로 높여 ROE(자기자본이익률)을 20%이상으로 맞추기로 했다. 대우증권의 변수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지분매각이다. 산업은행이 매각의사를 표시한데 이어 사겠다는 은행과 금융회사들이 속속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우증권이 우량은행에 인수된다면 강력한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대우증권이 기대대로 우량은행에 M&A(인수합병)되어 정상탈환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