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철강업체에 혹독한 시기였다. 전 세계적으로 철강경기가 침체되고 국제 철강가격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까지 폭락했다. 그 여파로 미국의 3위 철강업체인 베들레헴스틸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대부분의 일본업체들도 적자를 내는 등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포스코는 사정이 달랐다. 지난해 8천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여기에는 국내시장의 높은 점유율,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혹한기를 이겨낸 포스코는 어느덧 세계 최고 철강사 위치에 올라섰다. 지난 6월 세계적 철강산업 분석기관인 미국의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는 시장지배력,품질경쟁력,이익률 등 21개 경쟁요소를 점수화해 분석한 결과 포스코가 일본의 신일철,유럽의 아르셀로 등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각 요소별로 가중치를 감안한 이번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7.44점을 받았다. 지난 99년 세계적 투자분석기관인 모건스탠리는 세계 철강업체의 "생존가능연수"를 산출한 결과,포스코는 15년이 되는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신일철 10년,대만 차이나스틸 및 인도 티스코는 각각 5년등 보다 월등한 "생존력"을 가진 업체로 평가받은 셈이다. 포스코의 예견된 글로벌 생존력의 근원으로 "원가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포스코는 최신설비와 안정된 조업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세계 철강업계 분석기관들은 자동차용 강판과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포스코 냉연코일의 원가가 일본업체들의 79%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동 생산성 지표인 "1인당 철강생산량"은 포스코가 1천3백51t이다. 유럽 철강사들의 3배에 달한다. 최대 경쟁사인 신일철은 1천3백48t이다. 설비투자 효율성 역시 세계적이다. 설비건설단가 기준으로 볼 경우 포스코는 일본 철강업체들보다 2.5% 낮다. 대만의 차이나스틸보다는 20% 이상 싸다. 포스코는 경영혁신에도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디지털 경영시스템인 "포스피아"를 가동하고 있다. 판매와 생산 회계 등 모든 부문을 고객중심에서 고려하는 동시에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이다. 포스코는 지난 16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상반기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3천억원 가량 늘어난 1조7천억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황태현 재무담당 상무는 "수요 증가와 철강가격 인상 등을 반영해 영업이익 목표를 당초의 1조5천1백75억원에서 1천8백25억원 더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올해 순익 목표치도 8천6백30억원에서 1조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2%,17.5% 감소했음에도 불구,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원가경쟁력과 원화강세,철강가격강세등 영업환경 호전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강한 자신감에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