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언제쯤 상승세를 타 침체에 빠진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가. 하반기 회복을 점쳐온 정보기술(IT) 경기는 세계 주요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계획 등으로 다시 안개 속에 빠져들고 있다. 이 때문에 불안에 휩싸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적으로 팔고 있고 증시는 힘을 잃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결정지을 반도체 경기의 회복시기를 오는 9월 이후로 예상하는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 강하지만 내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만만치않다. ◆불안한 반도체시장 지난 26일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천568억원어치나 순매도하는 바람에 주가가 5.60% 급락한 32만원으로 마감했다. 세계 반도체 위탁가공시장의 40%를 넘게 차지하는 대만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TSMC)이 25일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TSMC가 공장가동률이 2.4분기 85%에서 3.4분기 70%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는 3.4분기 후반으로 예상된 IT경기회복이 수요 부진으로 늦어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올해 투자규모를 연초 잡았던 55억달러에서 50억~52억달러로 낮췄으며 유럽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도 설비투자를 줄일 계획이다. 이달초 급등했던 반도체 D램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1.88달러까지 떨어졌던 128메가 D램 가격의 경우 이달 들어 2.7달러까지 오른 뒤 25일에는 2.35달러로 다시 하락했다. ◆삼성전자 9월 이후 반등할까 미래에셋증권 오진근 애널리스트는 "TSMC 등의 설비투자 축소는 반도체시장에 큰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회복속도가 다소 둔화될 뿐 회복세는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미국에서 PC수요 등 계절적인 요인에 힘입어 빠르면 9월 이후, 늦어도 4.4분기중에 회복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30만~35만원에서 오르내리다 9월 이후에는 본격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차장은 "3.4분기 PC 계약시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주요업체의 설비투자 축소 계획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는 8월까지는 반도체 D램과 PC 수요의 위축에 따른 D램 가격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 차장은 "과거 5년간 미국에서 PC의 28%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낀 4.4분기에 팔린 것을 감안할 때 부품업체는 주문이 들어오는 9월에 회복 기조를 확인할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다음달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이며, 그 이후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굿모닝증권 김장열 수석연구원은 올해 PC 출하량의 성장 둔화, D램 및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부문의 불투명한 전망으로 본격적인 회복 시기가 올해 하반기가 아닌 내년 상반기로 늦어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의 다각화된 사업, 시장지배력, 튼튼한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시장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돌아설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미래에셋증권은 51만원, 동양종합금융증권은 49만원, 굿모닝증권은 45만원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