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간판 정보기술(IT)기업인 휴맥스가 대형악재를 투자자에게 미리 공개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프랑스 셋톱박스 기술라이선스 업체인 비악세스가 지난 1일자로 휴맥스에 대해 공급 라이선스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으나 회사측이 그동안 이를 숨겨왔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6일 이같은 사실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휴맥스 주가는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도세와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도 휴맥스가 이끄는 IT주의 약세로 3.15%나 하락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비악세스가 계약과 달리 라이선스 취소를 일방적으로 알려와 이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공시하기가 부적절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신뢰도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고 밝혔다. ◆악재 미공개 논란=전상용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7월1일자로 라이선스가 취소됐다면 최소한 6월 초에는 이같은 사실이 휴맥스에 통보됐을 것"이라며 "특히 매출에 10% 이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은 신뢰성의 문제"라고 밝혔다. 오세욱 삼성증권 연구원도 "규정은 차치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협상이 진행 중이서 공시를 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특히 "잘못 공시했다가는 협상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내용이 확정된 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비악세스와의 라이선스 계약당사자가 휴맥스의 영국현지법인으로 돼 있어 직접적인 의무 공시사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악영향은=유제우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악세스 부문의 제품은 구형 모델로 올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 연구원은 "올 들어 유럽의 셋톱박스 시장이 크게 악화되고 있어 휴맥스의 올 하반기 추정실적에서 비악세스 부문을 거의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비악세스가 차지하는 비중 이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단기 약세는 불가피할 듯=휴맥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당장 고민에 빠졌다. 실적은 괜찮은데 악화된 투자심리로 인해 주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오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동종업계 평균 PER(10배)에 크지 못미치는 6배에 불과해 실적상으로 분명히 '매수' 타이밍이지만 당장 수급상의 문제로 주가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