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한국증시가 휘청거리면서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무너지자 투신 연기금 등 국내기관들의 운용전략도 혼란에 빠졌다. 외국인의 투매에 가까운 매도공세로 '매력적인 가격대'로 굳게 간주돼왔던 700∼740대가 허물어져 기관들은 사실상 매수를 위한 매도타이밍을 놓친 셈이 됐다. 기관들은 평균 90%에 육박(성장형 기준)하는 주식펀드의 비중을 현 시점에서 줄이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반응이다. 외국인 매매에 따라 급등락이 속출하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주식을 줄였다가는 향후 반등시 적정수익률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을 줄이기에는 이미 타이밍이 늦었다"며 "반등 때의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쪽이 불투명해지니까 내수관련주가 안전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시장에 퍼져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며 "반등국면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종목에 펀드내에 남아있는 현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3조7천억원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정인호 주식운용팀 과장은 "지난 4∼5월에 조금씩 주식을 줄이다가 그 이후 740 밑에서 우량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해왔지만 단기간 지수낙폭이 커져 당혹스럽다"며 "하지만 바닥에서 못 사더라도 3,4분기 실적이 좋게 예상되는 종목위주로 조심스럽게 사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수는 로스컷(손절매) 등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조치를 취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대"라고 덧붙였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