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텍이 외국인 투자자의 이상 매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5일 동안 무려 3백93만주(전체 주식의 34%)를 매물로 쏟아내며 주가가 5일 연속 하한가로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 오리엔텍은 25일 전날에 이어 외국인 순매도 1위에 올랐다. 이날 외국인은 오리엔텍 주식 2백8만주(1백1억8천만원)를 순매도,하루 만에 18%가 넘는 지분을 팔아치웠다. 전날에도 1백26만주의 매도우위를 보였었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47%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5일만에 12%선으로 급락했다. 9천원까지 올랐던 주가도 이 기간 중 47%나 폭락했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오리엔텍의 주식매매 흐름을 볼 때 정상적인 외국인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먼저 6월 초만 해도 30%선이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18일 47%까지 올라가며 최근 하락장과 무관하게 주가가 함께 급상승한 점이 '냄새'가 난다는 지적이다. 실제 6월 초 3천8백원이던 주가는 지난 18일 9천원까지 올라 상승률이 1백36%에 달했다. 19일 이후 외국인이 매도물량을 대거 하한가에 내놓고 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이달 들어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은 상당폭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뿐만 아니다. 매매창구가 상대적으로 외국인매매가 뜸한 대신증권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25일에도 대신증권을 통해 2백59만주가 거래됐다. 굿모닝증권의 정재열 차장은 "헤지펀드가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여의치 않자 주식을 투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위 '검은머리'외국인으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가 외국인으로 둔갑해 거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의 이동우 연구원은 "코스닥기업인 월드텔레콤도 오리엔텍과 똑같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몸살을 앓은 경우가 있다"며 "외국인을 따라 무작정 매수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리엔텍 관계자는 "회사 사업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실적면에서는 인쇄회로기판(PCB)의 매출이 늘어 올 상반기 흑자전환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