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 침체는 역사상 최장인 호황기의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겪는 자연스런 조정현상이다. 한국증시를 미국의 대체시장으로 인식하는 국제 투자기관이 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이런 격변기를 대처하기에 따라서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조동혁 뉴욕사무소장은 23일 뉴욕증시가 급락한 지난주말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헤지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과 만나 교환한 정보와 토론한 내용을 회사 인트라넷에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미증시 침체는 버블해소 과정=월가의 한국인 전문가들은 최근의 미증시 급락을 버블이 해소되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실물경기는 견조한데 비해 금융부문이 혼란에 빠지고 있는 현상은 버블경제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조 소장은 "최근의 뉴욕증시 급락은 90년대 중·후반 5년 연속 20%이상의 주가수익률을 가능케 했던 10년 장기호황의 유례없는 버블이 연5∼7%의 평상단계로 되돌아가는 과도기"라고 지적했다. ◆달러약세 지속 전망=조 소장은 "아직도 프로그램매매를 통한 일본과 유럽기관의 달러화 대량 매도주문이 내달까지 줄을 잇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당분간 수급측면에서 달러 매도우위가 해소될 기미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시장의 매력=월가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내수와 수출이 겸비된 양호한 경제구조를 지닌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조 소장은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미국증시가 폭락하면 투자자들의 환매요구와 투자손실 보전을 위해 한국 등 이머징마켓의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공식화돼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을 미국의 대체시장으로 인식하는 투자기관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화 약세와 미국증시 급락의 여파로 미국시장을 빠져나오는 국제투자자금이 한국시장으로 환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