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락세를 이었다.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 98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8,000선 붕괴를 목전에 둔 충격으로 매수세가 실종되며 속절없이 내렸다. 기업연금제 조기도입 등 정부의 증시 수급 안정 대책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바닥을 알수 없는 미국 시장 불안과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수출주가 동반 추락했다. 특히 환리스크에 취약한 코스닥시장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하이닉스 거래 부진으로 거래량이 14억주 3,900만주로 줄었고 거래대금도 2조 9,000억원으로 지난 10일 이래 7거래일만에 3조원 밑으로 급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자율반등이 가능한 지수대에 근접했지만 모멘텀 부족으로 향후 전저점인 700선까지의 추가하락을 감안한 보수적 대응을 권했다. 22일 종합지수는 720.90으로 전날보다 33.72포인트, 4.47%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59.28로 3.86포인트, 6.11% 하락했다. 종합금융을 제외한 전업종이 내렸고 반도체 관련 의료정밀과 통신장비업종이 10% 이상 내리며 최대하락폭을 기록했다. 두시장의 하락종목수가 1,522개에 달했고 코스닥시장은 하한가종목이 139개에 달하는 투매장세가 연출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를 나타냈고 개인은 600억원 가량의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외국인이 지난주 금요일과 반대로 선물시장에서 3,100계약 이상 순매수한데 힘입어 프로그램은 220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하락 방어에 기여했다. D램 현물가 약세속에 삼성전자가 3.37% 내리며 33만원에 턱걸이 했고 하이닉스는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다. POSCO를 제외한 지수관련주 대부분이 내린 가운데 원화 강세로 LG전자, 삼성SDI, 기아차, 삼성전기 등 수출주도주의 하락폭이 6% 이상에 달했다. 부실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S-Oi은 사흘째 10% 이상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은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4~7% 급락하는 등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휴맥스, 정소프트, 현대디지탈텍 등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관련주 낙폭이 깊었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다우 7,800선이 의미있는 지지선으로 보이고 이것이 깨질 경우 심각해진다"며 "미국 시장이 단기적 반등은 기대되나 증시권으로부터의 자금이탈이 상당해 기술적 반등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노중 책임연구원은 "미국시장이 거의 공황상태에 빠져 추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시장은 낙폭이 커서 분위기가 바뀌면 단기 급반등의 가능성도 있지만 상승을 이어갈 모멘텀이 없어 일단 8월을 넘어서기까지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