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미국발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750대로 주저앉았다. 19일 증시추락은 연이은 회계스캔들에 따라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증시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서 보듯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은 견실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전망을 어둡게만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50선에서 강한 지지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해 줬고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그동안 원·달러 환율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낙폭이 컸던 수출주의 주가가 반등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 ◆과민한 시장 반응 회계 부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 전일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1.56%와 2.88% 급락한 것이 이날 한국 증시의 급락을 초래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홍콩 항셍,대만 가권,싱가포르 STI지수가 이날 1.24∼1.53%의 하락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국내시장이 과민 반응을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부장은 "한국 시장의 심한 변동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서 나타났듯 한국 증시를 구성하는 대표기업들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잇따르는 긍정적 신호 이날 증시에선 외국인 매물이 크게 쏟아져 나오지 않았다. 2백71억원 매도우위는 사실상 '관망'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전 한 때 29포인트 이상 빠지며 시장참가자들이 박스권 하단으로 간주했던 750을 뚫고 내려갔던 주가는 오후들면서 낙폭을 줄여 750선의 지지력을 보여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손동식 운용본부장은 "LG화학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의 주가가 반등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장의 특징은 프로그램매물 탓에 삼성전자가 4% 이상 급락한 반면 그동안 급격한 원화절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낙폭이 과대했던 수출관련주가 1∼2%대의 상승을 나타낸 것.환율에 대한 시장의 과민 반응이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게 손 본부장의 설명이다. 한국투신운용 현봉오 주식운용본부장은 "주가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균형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 투신 등 국내기관과 외국인은 미국시장의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자제할 전망이다. 손 본부장은 "주가지수 750에서 820 사이의 박스권을 설정해 두고 현 단계에선 매수쪽에 무게중심을 두다가 800을 넘어서면 물량을 줄여나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낙폭과대 상태인 수출관련주와 내수우량주의 균형있는 포트폴리오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