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무기력증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회계 부정이 연일 불거져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뉴욕증시는 18일 AOL타임워너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우지수가 1.56%,나스닥지수는 2.88% 떨어졌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달들어 7.6%,나스닥은 3.3%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거래일수 13일중 3일만 상승했다. 보다 큰 문제는 회계부정으로 상처를 입은 투자자들이 '2분기 기업실적호전'이란 호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온라인경매업체인 e베이는 이날 2분기 순익이 5천4백30만달러(주당 19센트)로 지난해 동기(2천4백60만달러·9센트)보다 두배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1.9% 떨어졌다. 포드자동차 씨티그룹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월가는 미국증시가 '호재 둔감,악재 민감'이란 전형적 약세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USA투데이도 "뉴욕금융시장이 1987년 주가대폭락 이후 최대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며 "한때 테러불안감으로 떨었던 투자자들이 잇단 회계스캔들로 점차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호황기때 인기를 끌었던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 전략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