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누적으로 사업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삼성SDI의 VFD(형광표시관)사업부가 세계 1위를 넘보며 연간 5백억원의 이익을 내는 대변신에 성공했다. 18일 삼성SDI에 따르면 VFD사업팀은 지난 5월 누적판매량 3억개를 달성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월 생산량 6백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예상 판매량은 7천만개로 세계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3%에서 40%로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997년 1천50억원이었던 매출도 지난해 1천9백53억원을 기록,4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에 세전이익도 29억원에서 4백40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5백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윤승중 VFD사업팀장(상무)은 "일본업체로부터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 주문을 받는 데서 시작했지만 기술종주국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VFD는 진공관 기술을 응용한 전자표시소자로 전자레인지 VCR 오디오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전자저울 자동차계기판 등의 작동상태를 표시해 주는 디스플레이 장치다. 이 회사 VFD사업부는 지난 96년 5백억원 매출에 2백억원 적자라는 최악의 손실을 기록,퇴출 1순위 사업으로 지목됐다. 일본 기술을 들여오면서 특허시비에 휘말린데다 초기 생산라인이 안정되지 않은 결과였다. 이후 VFD사업팀은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해 단위시간당 생산량을 25개에서 80개로 끌어올렸다. 97년부터는 물류혁신을 추진,공정리드타임을 10일에서 3.5일로,수주·출하간 리드타임은 12주에서 3주로 각각 단축시켰다.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시장 발굴에도 성공해 지난 99년엔 형광체를 적용한 제품을 출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구동회로가 내장된 IC칩을 장착한 제품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포드 등 미국 자동차업체는 물론 소니 도시바 아이와 파이오니아 등 대형 일본업체와 필립스 톰슨 등 유럽업체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결과 연간 30% 이상의 매출성장과 이익률 25%를 달성,회사내부는 물론 삼성 전자계열사 내에서도 주목받는 사업부가 됐다. 지난 1월 양산체제에 들어간 중국 상하이 생산공장도 월 2백만개 생산체제를 갖췄고 지난달엔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최대 가전시장인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내년에는 세계 시장(약 1억8천만개)의 50% 이상을 차지해 일본 후타바를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