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민간 기업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14일 KBS 일요진단 프로그램에 출연, "달러 약세(원.달러 환율 하락)는 미국 경제의 어려움으로 빚어지는 세계적인 현상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지혜를짜내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출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한은과 정부가 정책을 수립,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 규모와 관련, "국가 신용을 지키는 최소규모는 900억 달러면 된다"면서 "앞으로 남북통일에 대비하고 국가 신용을 더 높이려면 현재 1천136억달러인 외환을 좀 더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재는 보유 외환 운용 수익금이 지난해 100억달러 가량에 이르러 통화안정증권 이자(5조원)를 상환했다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통안증권 발행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 외환 수익금을 공적자금 상환에 쓰는 것에 대해 "정부와 협의해야하지만 한국은행으로서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경상수지에 대해 "올해 50억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나 40억달러로 예상되는 여행수지 적자폭이 내년에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 경상수지가 내년엔 적자로 돌아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6.5% 경제 성장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은행의 부실이 대부분 해소됐고기업 수익도 호조인데다 보유 외환도 많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물가상승률은 3% 안팎으로 묶을 수 있으나 내년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약 5.5%)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물가 상승을 우려한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물가안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 독립성과 관련, "현재 은행 감독에 대해 정부와 공동검사를 하고있으나 문제가 있다면 법개정을 통해 독자적 검사권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그러나지금까진 제대로 되고 있어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