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700에서 800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던 국내 증시는 800선에 이르자 횡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91% 하락한 794.71를 기록했다. 수출관련종목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 보험 유통등 내수 관련주들은 강세였다. 지수는 하락했지만 상승종목이 하락종목보다 1백20여개나 많아 개별종목 장세의 모습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800선을 돌파하기 위한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 당분간 게걸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좋은 만큼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미국기업 실적,외국인 및 프로그램 매수강도 등에 따라 재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대 변수는 환율안정=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환율안정을 꼽고 있다. 경기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지만 그 속도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환율 하락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B&F투자자문 김석규 대표는 "지금은 환율과 경기회복간의 싸움에서 환율이 힘을 더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아직은 안정 시점과 적정 수준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당분간 800선에서 공방이 예상되나 쉽게 뚫지는 못할 것"이라며 "주가지수 820∼850선에 걸쳐 있는 매물벽과 함께 가파른 환율 하락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사장은 지수가 800선에 다시 안착하기 위해서는 환율안정과 함께 D램가격 상승 등을 모멘텀으로 삼아 큰 폭의 거래량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발 한파는 이미 반영=미국 시장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다우지수가 9,000 붕괴 위기에 처하고 나스닥지수 14,000선이 무너졌지만 그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태우 주식운용2팀장은 "6월말 급락장에서 750 아래로까지 떨어지는 과매도 국면을 거치면서 미국발 한파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며 "이달들어 뚜렷한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이 매도공세로 돌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달 하순까지 계속되는 미국의 2분기 기업실적발표(어닝시즌)가 3분기 국내 증시의 방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전략=매수 타이밍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의 혼돈 양상으로 국내 증시도 방향성을 못잡고 있지만 일단 방향성이 잡히면 의외로 상승 속도가 빠를 수 있다"며 "3분기중 1,000포인트 돌파에 대비해 주식매입 시점을 적극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B&F투자자문 김 대표는 "환율 하락세가 너무 빨라 안정세를 확인할 때까지 매수 타이밍을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