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깊은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안팎으로 온갖 악재에 짓눌려 있는 증시가 6일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19.09포인트(2.48%) 오른 787.83을 기록했다. 한때 797까지 오르면서 800선에 도전하기도 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악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증시 안팎이 호재로 만발해 있다고 입을 모은다. 2·4분기(4∼6월)에 한꺼번에 쏟아진 악재들인 D램가격 하락,외국인매도,가파른 환율하락속도,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 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번 상승세가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돌발 악재가 없는 한 '서머랠리(여름 강세장)'가 전개될 수 있다"(강신우 굿모닝투신 상무)는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경기상승에 대한 확신감=올 2분기 국내 증시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데는 수급악화 뿐만 아니라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었다. 미국의 경기회복 우려(더블딥:이중침체)및 증시 불안,가파른 속도로 진행된 원화강세 등은 이런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실제로 2분기들어 내수경기는 둔화되고 수출증가율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나온 경제지표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지난 5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7%(4월15일)에서 6.5%로 상향조정,경기상승세가 지속됨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줬다. 2분기중 달러당 1천3백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6월말 1천2백원대로 가파르게 하락,수출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최근 달러강세 조짐 등을 감안하면 환율의 추가적인 급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길영 제일투신증권 이사는 "7월이후 수출증가율이 두자릿수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기상승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여건 및 수급 개선=지난 2분기의 최대 악재였던 D램가격 하락과 외국인 매도세등 두가지 요인은 정반대로 바뀌고 있다. 1백28메가 SD램기준으로 개당 2달러 붕괴 직전까지 갔던 D램가격은 최근들어 급반등,2.5달러를 넘어섰다. 임홍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들은 "D램가격은 이미 바닥을 확인했으며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주의 급등세가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국인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펀더멘털 개선과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외국인은 이틀째 3천1백53억원을 순매수했다. 메릴린치 관계자는 "지난 6월을 기점으로 '팔자'에서 '사자'로 추세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증시 폭락등 돌발악재가 없는 한 외국인 매수세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장주격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52.9%)이 2000년 초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는 점은 수급상 큰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2분기중 주가조정폭이 예상보다 깊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나타난 호재가 상장기업의 2분기 실적재료와 맞물릴 경우 상승랠리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