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채권 금리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시장이 중기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고 당국의 금리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 금리가 하락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상승, 금리스왑 스프레드 역전, 2년물과 3년물의 현물 금리 왜곡 등의 현상이 단기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미국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금리 상승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이 지난달 28일 국내 은행과 보험사의 채권 매니저, 스트레티지스트 7명에게 물은 결과 이번 주(7.2∼5)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금리는 평균 5.54∼5.8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표: 이번주 전문가 금리전망) 7명 모두 금리가 5.50%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금리가 지난 주에 기록한 저점을 경신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7명 중 다섯명은 금리가 올라 봐야 5.80%를 상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1명은 5.90%에서 막힐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한명은 5.70%에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도 채권 시장과 주식시장의 연동성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식시장은 지난 주 사흘 급락 후 이틀 급등해 움직임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재의 변영호 대리는 "주식시장이 지난 주 후반 낙폭과대에 다른 반발 매수 등으로 상승했지만 이 같은 오름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경제 전망 등 다른 변수가 수정되지 않고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금리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금융시장 또한 방향성 없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기업 분식회계 등 신뢰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상승 전환은 힘들어 보인다. 이번 주 발표되는 공장주문, 실업률 등이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재무부채권 금리 또한 의미 있는 상승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흥은행의 손재성 과장은 "10년물 재무부채권 금리가 5% 이하에서 등락하는 한 국내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농협의 황순모 과장은 "미국 경제는 더블 딥 우려와 회계불신이 단기간에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문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은행의 최재형 대리도 "미국 경기 부진과 중남미 경제 위기감이 몰고 올 세계 경기 하강 우려로 국내증시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국내 금리는 미국 시장의 영향권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김경일 과장은 "국고 3년물 금리가 과도하게 하락해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상승 방향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3년물 일드 커브 왜곡이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이에 따른 부담은 금리 하락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콜금리 유지를 위해 RP 지원을 하고 있으나 이를 빠듯하게 가져갈 경우 장기 유동성 일부가 단기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국민연금의 오재경 과장은 "수익률 곡선 왜곡 현상은 해소되기 마련"이라며 "이는 국고 3년물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은행의 최천범 차장은 "3년물 국고채 금리가 더 내려가기 위해서는 단기물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며 "단기물 금리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의 유동성이 개선돼야 하는데 한국은행이 통화량 증가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변수는 금리 상승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지난 주 금리 하락 등 금융시장 급변을 막기 위해 연기금의 주식 매수를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는 하반기 국채 발행을 충분히 하고 단기물을 바이백, 장기물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4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근 금리 급락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번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파생상품 시장의 움직임은 여전히 큰 변수다. 국채선물시장에서 5월말 이후 누적 선물순매수를 1만계약 이상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의 선물 매매형태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