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미 장거리 전화회사 월드컴은 지난 90년대 하이테크 열풍으로 사세가 급상승한 대표적 기업의 하나다. 지난 83년 장거리통신 할인 서비스로 출범한 회사에 2년 후 교사 출신의 버나드에버스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하면서 사세가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97년에는 BT와 GTE를 따돌리고 370억달러에 당시 미국 2위 장거리 전화회사이던 MCI를 전격 인수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여세를 몰아 2000년에는 스프린트까지 인수하려 했으나 당국의제동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월드컴은 현재 8만5천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352억달러에 이른다. 수익도 14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스캔들이 터진 후 오는 28일까지 직원중 1만7천명을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당초 LDDS이던 사명을 지난 95년 월드컴으로 바꿨으며 97년 기준으로 미국 장거리 전화시장의 5%를 점유했다. 여기에는 백악관과 크렘린간 '핫라인'도 포함됐다. 월드컴의 승승장구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 4월부터다. 4월 30일 에버스가 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난 것이 계기가 됐다. 엄청난 부채와 당국의 조사 착수가 원인이었다. 미 당국은 에버스가 주식과 관련해 3억6천만달러를 편법회계 처리한 혐의를 잡고 이미 조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회사측은 결국 25일 39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숨겼으며 그 금액만큼 이익이 있는 것으로 편법 회계처리 됐음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월드컴은 데이터 전송 및 전화 서비스와 함께 웹.컴퓨터 네트워크 관리시장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프로토콜의 하나를 운영하고 있기도하다. 월드컴은 이와 함께 미국 웹호스팅 회사인 디젝스 지분의 94%를 보유하고 있으며 브라질 장거리 전화회사 엠브라텔 파티시파세오 지분의 52%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로 인해 한때 주당 64달러나 호가하던 주가가 10센트로 폭락해 나스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클린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