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56대로 추락했다. 미국 대형 통신업체 월드콤의 대규모 회계비리로 시장신뢰가 붕괴됐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망스런 실적발표가 배경이었다. 나스닥선물 급락세가 투자심리를 공황상태로 내몰면서 기관의 손절매 물량과 개인의 미수 청산 매물이 쏟아지며 투매를 자아냈다. 제반 이동평균선이 다 내려앉으며 역배열을 가리키고 있어 기술적 지지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아직 바닥을 논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며 우선 투자심리 안정을 확인할 것을 권했다. 26일 코스닥지수는 56.63으로 전날보다 5.25포인트, 8.48% 내렸다. 마감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0일 56.45이래 최저치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격히 위축되며 각가 1억8,200만주와 5,930억원으로 연중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하락종목이 무려 771개로 지난해 9.11 이래 최대였으며 하한가종목이 381개에 달했다. 오른 종목은 33개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운송, 전기전자, 방송서비스, 인터넷, 컴퓨터서비스, 통신장비, 정보기기 등 10% 이상 내린 곳이 속출하는 등 그야말로 폭락장세였다. KTF, 국민카드, 기업은행이 7~9% 이상 내렸고 SBS, LG홈쇼핑, 다음, 모디아, CJ엔터테인 등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매물이 매물을 부르면서 급락해 단기 과매도권에 진입한 모습이지만 반등계기를 찾기 힘들다"며 "내일도 기관 손절 매물이 나올 경우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사정당국의 비리조사설이 퍼지면서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며 "외국인이 팔지 않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며 내일이나 모래쯤 기술적 반등은 예상되지만 진바닥 확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