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적정 수준이지만 조금 더 늘어나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보유액을 당분간 더 늘릴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박 총재는 이날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1천1백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은 국가신용 상태를 감안할 때 조금 더 늘어나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많은 약 2천4백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적절한 규모"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총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다이샹룽(戴相龍) 중국 인민은행 총재와 2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박 총재는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양국간 실질적인 금융 협력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이는 아시아 금융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화스와프란 외화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양국간 통화나 달러를 서로 교환해 금융위기를 예방하는 장치다. 박 총재는 중국에 이어 몽골에서 열리는 동남아 중앙은행기구(SEACEN) 총재 회의에도 참석해 데바쿠라 태국 중앙은행 총재와 1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은은 일본과 20억달러를 포함, 통화스와프 규모가 50억달러로 늘어나며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도 계약 체결을 협의 중이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