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주요 기술주의 비관적인 실적전망 등 미국발(發) '한파'로 코스닥시장이 사실상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19일 코스닥지수는 5.58% 급락하며 66.26을 기록했다. 이같은 하락률은 지난해 미국 테러사태 이후 최대치다. 지수의 연중 직전 저점(69.72)이 또 다시 붕괴돼 앞으로의 지지선 추정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하락종목 수는 투매사태로 하한가 종목 1백12개를 비롯 7백36개로 시장개설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의 장세전망도 비관론 일색이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이상문 차장은 "투자자들의 투매사태로 시장의 가격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특히 "코스닥기업들이 펀더멘털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폭락해 앞으로 가격논리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덧붙였다. ◆신저가종목 속출=코스닥시장이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신저가종목이 속출했다. 이날 52주(1년)를 기준으로 신저가를 갈아치운 종목이 1백96개나 됐다. 연중 최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무려 3백23개에 달했다.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 중에는 휴맥스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 CJ엔터테인먼트 한빛소프트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관련주도 대거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의 경우 수급이 불안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세전망=취약한 수급구조에다 시장이 점차 '독립성'을 잃고 있는 점 등이 장세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코스닥시장이 뚜렷한 모멘텀이 없어 '반등시 작게 오르고 하락시 크게 떨어지는'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장대음봉이 길게 드리워지며 시장이 패닉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며 "현재 모멘텀은 물론 뚜렷한 매수주체도 없어 당분간 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참여도 자제하라는 주문이 대부분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주도주와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시장까지 급락했기 때문에 당장 반등세로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에 가담할 경우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적이 우량한 종목까지도 시장의 급락세에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시장참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는 이날 급락이 코스닥의 내부 문제라기보다 외부악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지수 70선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당분간 시장 흐름을 지켜보라는 주문이다. 코스닥시장이 악재에 과민 반응하는 등 비이성적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가격메리트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미국증시가 안정을 보일 때가 저점매수의 타이밍"이라며 "낙폭이 큰 우량종목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리스크가 적다"고 말했다. 또 강원랜드 LG홈쇼핑 등 기관의 인덱스 편입 종목이나 외국인 선호주도 반등시 상승탄력이 큰 종목군으로 분류됐다. 손성태·양준영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