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8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5.09포인트 오른 824.25로 출발한뒤 한때 827.49까지 뛰어오르기도 했으나 차익 및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여 오후 2시36분 현재 1.90포인트 오른 811.06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오히려 0.23포인트 내린 70.23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13.21포인트(2.25%)와 48.55포인트(3.23%) 급등한 9천687.42와 1천553.29에 마감됐지만 국내 증시는 에너지를 분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했지만 펀더멘털이나 상승모멘텀보다는 기술적 반등 성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780∼850 오가는 지루한 박스권 형성할 듯 증시 전문가들은 미증시가 불안정한데다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가 당분간 780과 850을 오가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시장도 거래소시장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68을 지지선으로, 72를 저항선으로 하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주식시장이 추세 전환을 하려면 거래량이 급증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최근 하이닉스를 제외한 거래량을 보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오늘 증시가 오르기는 했지만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어젯밤 미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힘을 못쓰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너지가 약하다는 이야기"라면서 "당분간 횡보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국내 기업의 2.4분기 실적이나 전망치가 발표되는 이달 말이나 7월 초순께나 돼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거나 넘어설 때에는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반대일 경우에는 이 시기가 여름휴가철과 겹치기 때문에 지루한 조정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세 둔화..관망분위기 18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45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난 14일부터 3거래일째 매수우위행진을 하고 있다. 이달 3일부터 현재까지 463억원을 순매수하고있다. 외국인들이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째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무려 3조6천9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매도강도가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이달들어서는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 매수에 나섰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이보다는 관망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나 국제 반도체 D-램 가격이 안정성을 찾지 못하거나 미국 기업의 실적이 악화됐을 경우에는 외국인이 다시 공격적으로 매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실적개선주 중심 차별화 장세 펼쳐질 듯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나 경기민감주 위주의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조정국면이 지속되더라도 실적개선주 중심으로 주가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전자부품과 화학, 철강업종중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을 당부했다. 브릿지증권 김 상무도 "최근 종목의 주가 흐름을 보더라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POSCO, 한국전력 등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기업들은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중소형주 가운데에서 실적호전주를 찾아보는 것도 조정장세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