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의 주식맞교환 협상이 정보통신부와KT의 고강도 압박전략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의 소극적인 자세로 난항을 겪고 있다. 17일 정통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통부와 KT는 SK텔레콤의 통신시장 독점력강화 방지를 위해 SK텔레콤의 KT지분 매각을 종용하고 있으나 SK텔레콤은 여전히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승택(梁承澤) 정통부 장관은 최근 SK텔레콤에 대해 "SK텔레콤이 KT주식을 처분하지 않는 것은 정부 정책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KT의 2대주주 이하가 될 때까지KT주식을 조속히 처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통부도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해 요금규제, 상호접속료, 회계규정,번호관리 등 강도높은 비대칭 규제를 동원하겠다며 SK텔레콤을 압박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과의 협상이 원만히 진전되지 않을 경우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9.27%중 2∼3%를 증시에 내다 파는 방안을 밝히는 등 SK텔레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들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KT지분을 처분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여러가지 요소들을 따져봐야 한다"면서 "단순히 KT와의 지분 맞교환을 위해 2조원에 가까운 현금을쏟아붓지는 않았다"고 말해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SK텔레콤은 당초 KT지분을 매입하는 이유로 ▲KT의 SK텔레콤 지분 보유로 인한오버행(주식물량 부담)이슈 해소 ▲삼성의 KT장악 방어 등 두가지를 들었으나 아직이 두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SK텔레콤 지분 2∼3%를 장내에 매각 가능성을 내비친것이 바로 그동안 우려했던 오버행 이슈이며 삼성의 KT지분 매입 가능성도 완전히사라지지 않았다"며 KT와 삼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맘만 먹으면 계열사나 우호적 기업을 통해 국내 증시에서KT지분을 매입할 수 있고 해외에서도 KT지분 매입에 나설 수 있다"며 삼성의 KT장악가능성에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KT지분 매입은 KT 경영권 확보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버행이슈 해소 등 당초의 목적이 달성되면 장기적으로는 매각할 것이기 때문에 KT와의협상은 시간에 달렸다"며 협상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골드만 삭스도 최근 투자분석 보고서를 통해 "대선이 예정된 시점에 현 정부는 임기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SK텔레콤의 의도가 정반대일 것이 걱정된다"면서 "SK텔레콤은 연말 대선이후 5년간의 한국의 통신시장 모습이 좀더 명확해 질 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SK텔레콤이 주식맞교환에 동의하기 전에 좀더 많은 이득을얻으려고 하거나 자사에 비우호적인 정부정책의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SK텔레콤과 KT간의 협상이 단기간에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통부와 KT의 압박과 이에 대한 SK텔레콤의 대응, 그리고 전문가들의 분석을종합해볼 때 SK텔레콤은 자사의 주가하락을 최소화하는 전제하에 ▲확실한 삼성의 KT장악 차단장치를 확보하고 ▲정통부에 대해서는 규제완화 등 추가적인 보상을 받아낸 뒤 KT와의 주식맞교환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