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쏟아지는 은행권 매물을 뚫고 9거래일만에 반등했다. 11일 하이닉스는 25원(7.04%)나 상승,3백80원으로 마감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투기적인 매수세로 인해 반등했지만 기업가치를 따진다면 아직도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이닉스는 개인 매수세가 집중돼 전날 7억9천만주가 거래된데 이어 이날도 5억7천만주가 거래됐다. 모 증권사 지점장은 "주가가 3백원대로 떨어지면서 30원만 올라도 10%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데이트레이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7개 은행권 매물이 1천2백90만주로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도 반등의 계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암초는 곳곳에 남아있다. 7억2천1백97만주에 달하던 7개 채권은행의 매물은 이날까지 4억6천1백만주가 소화돼 아직도 잠재매물이 2억6천만주나 남아있다. 특히 하이닉스 관련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은 은행들이 주가수준에 관계없이 물량을 던지고 있다. 부산은행이 모든 물량을 정리했고 신한은행도 이날까지 1억7천만주를 다 털어냈다. 감자의 위험성도 상존한다. 구조조정을 위해선 감자가 필수적인데다 채권단의 전환사채(CB) 전환으로 해외매각에 반대했던 이사진의 교체가 확실해진 상황이다. 채권단의 처리방침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 지난 9일 민주당 박병윤 정책위의장이 "하이닉스의 매각을 연말까지 유예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매수세가 몰렸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지연이 회사가치를 하락시킨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SK증권 전우종 팀장은 "기업가치측면에서 따져보면 아직도 주가는 비싼 상태"라며 "구조조정의 험난한 길만 남은 하이닉스에 있어 주가는 이미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