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상승, 1,23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4월 12일 연중 최고치에 다다른 이후의 급락장세에서 사흘째 상승하기는 처음. 달러/엔 환율이 125엔을 위협하는 상승세를 탄 것을 반영했다. 정부 개입 경계감도 지속되면서 시장은 쉽게 아래쪽으로 나서지 못했다. 업체들은 1,230원대에서는 네고물량을 출회했으나 장 막판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얇은 시장을 공략, 환율 레벨을 끌어올렸다. 달러/엔 환율의 동향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개입 우려감이 여전히 시장을 감싸고 있어 1,230원을 중심으로 한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30원 오른 1,230.5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31.00원으로 지난 3일 기록한 월중 최고치와 같은 수준이었으며 저점은 1,229.00원이었다. 하루변동폭은 2.00원으로 이달 중 최소를 기록했다. ◆ 1,230원 축 시소 예상 = 지난주부터 강화된 정부의 의지로 인해 일단 환율 하락 심리는 주줌한 상태다.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 악성매물이 어떻게 처리될 지가 관건이지만 물량과의 기싸움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 막판 국책은행의 매수세와 함께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커버하려는 수요가 잇따랐다"며 "달러/엔의 상승을 따르는 가운데 정부에서 1,230원대 안착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도 경계감이 계속 작용하면서 네고물량 공급여부가 관건"이라며 "넓게는 1,225∼1,235원에서, 좁게는 1,227∼1,233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팔자(오퍼)주문이 얇다보니 레벨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 진행됐으며 수급은 대체로 균형인 것 같다"며 "달러/엔의 큰 변동이 없다면 1,226∼1,234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엔 상승 강화 =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4.38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약간 반등 흐름을 강화, 124.93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엔화 강세 진전을 막기 위한 일본 외환당국의 노력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은 125엔대로 진입은 다소 여의치 않으며 오후 5시 5분 현재 124.7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원화가 엔화에 비해 약세 속도가 약간 늦어 100엔당 985원선에서 주로 거닐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52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는 8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사흘만에 순매도로 방향을 바꿨으나 시장의 관심권 밖이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2.80원 높은 1,230.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개장 직후 이날 고점인 1,231원까지 올라선 뒤 한동안 1,230원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달러/엔 오름폭 축소와 업체 네고물량으로 환율은 10시 16분경 이날 저점인 1,229.00원까지 밀렸다. 이후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수급 균형 속에 1,229원선에서 관망세를 잇다가 1,229.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높은 1,229.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29.80원을 기록한 뒤 2시 22분경 오전 저점인 1,229.00원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제자리걸음에 그치던 환율은 한-미 축구경기가 시작된 3시 30분이후 개점 휴업 상태를 거쳤다가 달러되사기(숏커버)로 4시 29분경 1,231.00원까지 올라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8억3,9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4억6,98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억4,650만달러, 1억8,390만달러가 거래됐다. 11일 기준환율은 1,229.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