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제도의 우산에 들어간 뒤 재기를 도모하고 있는 기업들이 아직 많다. 이들도 워크아웃 졸업이 목표이지만 채권단의 경영 간섭을 최소한으로 받는 '자율추진'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현재 21개 기업이 워크아웃의 멍에를 쓴 채 기업경영을 채권단의 구조조정 지침에 따라 처리하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다. 일부는 조기에 자율추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워크아웃 기업중에는 대우 계열사들이 많다.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채권단은 올 상반기 영업실적을 평가한 뒤 하반기중 자율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신동방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올해중 자율추진이 결의될 전망이다. 남선알미늄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된다. KP케미칼(구 고합)은 고합에서 우량자산을 분리한 기업으로 최근에 새 회사로 출발했다. 대우정밀(옛 대우통신) 역시 지난 2월 회사가 세개로 쪼개지면서 분할된 기업으로 내년쯤 자율추진이나 곧바로 졸업까지도 가능하다는게 채권단 판단이다. 오리온전기는 CRV(구조조정전문회사) 상태로 끌고가기로 채권단이 결의했다. 대우캐피탈은 이달 말까지 CRV 설립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동방생활산업은 고속철 역세권 개발계획 발표때 아산공장 부지가 포함돼 정부의 토지수용이 시행된다면 내년 말쯤 바로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수 있다. 한창은 부산방송 지분(4백32억원) 매각과 함께 이달중 출자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쌍용자동차와 대우자동차판매는 외국사와의 전략적 제휴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입성에 회사 재기의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제지회사인 세풍은 ABN암로를 통해 원매자를 물색중이다. 새한미디어와 충남방적도 공장 매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주제강은 엘리베이터 레일사업(국내 1위)으로 주력사업을 재편중이고 갑을 동국무역 새한 대우전자는 채권단 주도로 사업부문이나 공장 매각에 나섰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