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도 월드컵 "첫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월드컵 대회가 경제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대 폴란드전 승리는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수급악화와 해외증시 불안등이 겹쳐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월드컵 승리는 거래소 800선,코스닥 70선에서의 지지력을 높이면서 상승여력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승 약발있다=5일 서울 증시의 시세판은 '붉은악마' 티셔츠처럼 빨간색을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0.40% 상승하며 3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거래량이 최근 5일중 최고치를 기록,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코스닥지수도 1.67% 올라 70선을 회복했다. 한국팀 승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종목들의 상승탄력이 돋보였다. 일간스포츠와 축구복권 판매업체인 로토토,휴대용 TV 제조업체인 도원텔레콤 등이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또 하이트맥주도 3.81% 뛰어올랐다. ◆월드컵 효과 지속될까=전문가들은 한국팀의 선전 여부에 따라 단기 호재는 물론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중장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김한준 리서치센터장은 "폴란드전 승리로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동시에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자극되면서 단기적으로나마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긍정적인 증시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이번 월드컵 개최로 외국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16강 진출시 과거의 이미지를 벗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우즈효과'도 점쳐지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 다음날 기분이 좋아진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매수하는 것처럼 폴란드전 승리가 펀드매니저들의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투신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요즘처럼 모멘텀이 없는 장세에서 한국대표팀의 승리는 링거를 맞는 환자에게 건강보조제 역할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며 "16강 진출시 이같은 효과가 더욱 뚜렷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투신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 등 증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4.1%는 한국팀의 승리와 16강 진출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5%는 16강 진출로 투자심리가 호전돼 종합주가지수 900을 다시 돌파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