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은 증권거래소에서 작년 9.11테러사태이후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라'는 증시 격언대로 절묘한 매수.매도 타이밍 투자전략을 구사해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기관투자가들은 고점 부근에서 사서 상승세가 꺾인 뒤에도 매도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물타기식으로 보유물량을 늘려 한마디로 '외국인투자자에게 처참하게 당한' 투자형태를 보여줬다. 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작년 9.11테러사태이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누적순매수 동향을 비교분석한 결과, 외국인투자자들은 종합주가지수 480∼790선대에서 적극 매수한 반면 790선대를 넘어서면서부터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9.11테러사태이후 누적 순매도가 4천920억원이었던 작년 9월28일(479.68)이후 테러충격에서 벗어나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판단, 매수세로일관하며 지난 2월14일(796.18)까지 3조3천855억원을 누적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작년 10월4일부터 지난 2월14일까지 매수한 규모를 합치면 3조8천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종합주가지수가 790선을 넘어선 다음날인 지난 2월15일부터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예상, 지난달 31일(796.40) 현재 6천973억원을 누적 순매도해 이기간에만 4조원 이상을 팔아 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종합주가지수 480선대부터 710선대까지 상승세전환에 대한확신을 갖지 못하고 대부분 매도로 일관하다 710선에 대한 지지선이 확보되는 것을확인하고서야 뒤늦게 사자세로 돌아서는 뒷북치기 투자형태를 보였다. 기관투자가들은 누적순매수가 3천523억원이었던 작년 9월25일(482.19)을 고비로매도세로 전환, 지난 1월16일(710.95) 누적순매도가 1조8천303억원이 될 때까지 매도규모를 늘렸다. 이어 작년 1월17일부터 매수세로 전환한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31일(796.40)현재 1조7천677억원을 누적 순매수해 이 기간에 외국인과는 반대로 3조6천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제적 여건이 큰 변화가없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매도는 이익실현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들은 반도체 가격상승과 나스닥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시점을 계기로 다시 매수세로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투자자들에 비해 뒤늦게 시장에 반응하는 것은 투자가 시장중심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최고경영자 중심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