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의 주가가 본질가치에도 못미칠 만큼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무구조개선과 자산가치 향상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기업 수익성 개선이 미흡했고 경영투명성이 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당기순이익을 내고 배당을 한 1백2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92년 1월부터 지난 4월19일까지의 재무제표와 주가를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주가의 저평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분석 기간에 이들 기업의 실제 주가는 평균 3만7천5백66원으로 본질가치 5만1천6백69억원보다 27.3%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실제 주가가 본질가치보다 13.2% 낮았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46.6% 저평가됐으며 올해에는 54.1% 낮게 평가돼 있다. 가장 일반적인 투자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분석했을 때도 국내 증시는 수익성과 자산가치에 비해 훨씬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기업의 작년과 올해의 평균 PBR는 각각 0.57배와 0.76배로 1배를 밑돌았다. PER의 경우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 93년부터 올 들어 2월까지 10년간 주요 9개국의 평균 PER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8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의 수익성 개선 미흡이 중요한 이유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10년간(92∼01년) 국내 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22%,작년 평균 ROE는 7.91%로 선진국 증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