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매도공세를 일단락짓고 이틀동안 순매수를 기록하자 주식시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15일 거래소시장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으로 860선 위로 올라섰고 76선에서 횡보하던 코스닥시장도 78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2천3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고 기관투자가들의 900억원 가까운 저가매수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며 단기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반도체주를 짓누른 D램 가격의 하락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외국인의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수급상황이 호전된 게 주식시장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기술적 반등국면에 진입한 것은 확실하나 상승추세 전환을 논하기에는 미흡한 단계라며 6∼7월까지는 850-900의 박스권 등락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850-900 박스권 장세 진입 = 주식시장은 최근 미국 경기회복 둔화 우려, D램 현물가 급락 등 악재에 따른 가격조정을 거쳤지만 800선에서 지지선을 구축한 모습이다. 게다가 외국인 매도공세로 몸살을 앓아온 주식시장이 미 증시 반등에 따른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기관의 저가매수로 수급상황이 호전돼 상승탄력이 바짝 붙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의 조정폭이 컸던데다 미국 증시가 안정된 모습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추가적인 매도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800선을 지지로 20일,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860-870포인트를 공략한뒤 900선에 도전하는 기술적 반등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분석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정국면을 단기적으로 마무리짓고 기술적 반등시점에 들어섰다"며 "미증시,D램가 불안 등 시장을 짓누르던 악재가 단기적으로 해소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으로 수급여건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상승추세 전환은 '미흡' = 증시전문가들은 800선까지 가격조정을 거쳤고 악재의 영향력도 해소되는 분위기여서 반등할 여건은 충분히 갖춰졌지만 본격적인 상승추세 전환을 논하기에는 아직이르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개선과 투자개선이 미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D램 가격의 하락세도 진정됐지만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정보통신(IT) 경기회복 여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미국의 가계부채와 이자부담이 85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며 "현재의 미국 소비는 과소비 수준으로 소비지출의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따라서 소비지출 위주의 미국 경제가 회복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3분기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까지는 미국 경기회복, 국내 수출경기회복을 지켜보는 기다림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중 무역수지와 교역조건에서도 수출단가가 오르고 수입단가가 하락해 교역조건은 다소 호전됐지만 수출물량지수는 작년 동기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전략부장은 "국내 수출증가율의 플러스 전환은 작년 실적이 워낙 나빴던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내수에서 수출로 경기회복의 중심축이 이동되는 시점은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기업의 2분기 실적 예상치가 발표되는 6월초부터 마무리되는 7월말까지는 미 증시와 경기회복 전망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기술적 반등을 겨냥해 낙폭이 컸던 실적주의 매수가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또 박스권 탈피를 내다보는 공격적 투자자라면 은행,IT우량종목,내수소비주 등에도 관심을 기울일만 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