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던 유상증자 공시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증자를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상장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기존주주와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힌 상장사는 모두 9개사에 달했다. 데이콤 삼보컴퓨터 신성이엔지 이스텔시스템즈 중앙디지텍 코오롱건설 디에이블 한국상호저축은행 방림 등이다. 이들 9개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증자금액은 총 3천8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여기엔 채권단 주도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방식을 택한 기업은 제외돼 있다. 데이콤 외에 상장사가 내걸고 있는 유상증자 배경은 운영자금이나 설비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콤은 파워콤 입찰에 나서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고 밝혔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작년말이후 상장사의 주가가 크게 올라 유상증자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자금 수요가 생기자 상장사들이 증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경기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신성이엔지 삼보컴퓨터 이스텔시스템즈 등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이 증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증권업계는 최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는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이 거의 없는 만큼 주식시장에는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좋기 때문에 유상증자로 인해 증시에 물량 부담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