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통신장비 제조사인 시스코시스템스의 실적개선 효과로 미국 증시가 폭등했으나 국내 증시는 옵션만기일 영향으로 하락했다. 오전 한때 20포인트 이상 치솟았던 종합주가지수는 6포인트 하락으로 뒷걸음질했고 코스닥지수도 2.65포인트까지 뛰었다가 후퇴, 1.24포인트 오름세에 그쳤다. 옵션만기여파로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졌고 시스코의 실적개선은 이미 어제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퍼져 증시가 힘을 쓰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는 상승모멘텀이 나올때까지 800∼860선 안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횡보장세에 머물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주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이런 장에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많이 떨어진 우량주를 사는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옵션만기효과로 미 증시 폭등 약발 없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18.33포인트 오른데 이어 9일 출발직후 전날보다 24.78포인트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개장하자마자 2.65포인트 높은 79.43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물이 늘어나고 막판에 프로그램 청산물량이 쏟아져 종합주가지수는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지수 역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853억원 순매도했고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 7천53억원, 매수 3천163억원으로 4천9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장이 초반에 급등한 것은 시스코의 실적개선으로 전날 나스닥지수가 122.47포인트(7.78%) 폭등한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오전 10시이후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했고 현물시장에서도 매도기조를 유지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프로그램 매물 압력을 견뎌내지 못했다. 게다가 미국시장은 정규시장에서 폭등세를 보였으나 시간외시장에서 약세를 보인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들이 선물과 현물에서 동시에 판데다 옵션마기일에 따른 부담때문에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시스코, 불안감 해소에 기여 시스코의 실적개선으로 미국과 국내 증시가 하락 압력은 벗었으나 경제 펀더멘털의 회복을 뜻하는 결정적 신호가 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다른 기술주들의 실적이 여전히 부진한데다 경기지표도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스코 효과가 극심한 시장의 불안감을 희석시키는데 기여했으나 증시를 추세적 상승세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미국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시스코의 실적개선이 발표돼 나스닥시장이 폭등했다"면서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숏 포지션 커버링'도 개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스닥지수가 1,700선을 전후로 20%이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성호 한빛증권 리서치담당 이사는 "시스코는 나스닥시장의 하락에 제동을 걸고 상승반전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한국시장으로서는 해외악재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횡보..800∼860선 박스권 전망 앞으로 종합주가지수는 800∼860선에서 횡보하고 코스닥지수는 거래소시장을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가 이 박스권을 깨고 올가가면 상승추세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의 9월 신학기를 앞두고 다음달중 반도체 D램값이 오르면 주가의 상승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면서도 실적이 좋은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800선 근처까지 밀렸다가 조금씩 등락하는 횡보장세가 이달말까지는 지속될 것같다"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우량 종목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