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옵션만기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이틀째 오르며 78선에 올라섰다. 9일 5월물 주가지수옵션 만기일을 맞아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00포인트, 0.71% 하락한 838.67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지수는 장 초반 869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수급부담을 드러내며 오름폭을 좁혔고 후반 동시호가에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옵션만기 매물에서 자유로운 코스닥지수는 장중 내내 강세를 유지하며 78선에 안착했다. 전날보다 1.24포인트, 1.62% 오른 78.02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나스닥지수가 7.8% 폭등하는 등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시스코 효과'를 누리며 폭등한 영향으로 급등 출발했다. 하이닉스 기업분할안 이사회 통과, 푸르덴셜의 현투증권 실사 시작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긍정적인 재료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전날 급등으로 '시스코 효과'가 어느 정도 선반영된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동시에 매도공세를 퍼부은 데다 옵션만기에 따른 매물 출회가 증가하며 수급을 제한했다. 또 반도체 현물가격이 128메가SD램을 기준으로 개당 2.5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수출회복 등 펀더멘털 기대감을 무력화시켰다. ◆ 오전 시스코 효과, 오후 옵션 만기 부담 = 업종별로는 증권, 건설, 의료정밀, 종이목재, 반도체, 디지털컨테츠 등이 올랐고 철강금속, 전기가스, 통신, 유통, 의약 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장 막판 동시호가에서 약보합권으로 반락한 것을 비롯 지수관련주는 대부분 프로그램 매매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SK텔레콤, KT, LG카드, 신한지주 등이 비교적 큰 폭 내렸고 현대차, LG전자 정도가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코스닥지수관련주는 대부분 올랐다. KTF, 강원랜드, 국민카드 등 시가총액 1,2,3위가 각각 3% 이상 오르며 강세를 주도했다. 이밖에 엔씨소프트, 하나로통신, 기업은행 등이 상승에 합류했고 아시아나항공, SBS 등은 차익매물을 맞아 밀렸다. 하이닉스는 기업분할안 승인이라는 재료 노출과 함께 2.11% 반락했다. 한아시스템 등 전날 폭등했던 네트워크관련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파인디앤씨, 오성엘에스티 등 LCD관련주는 상승 흐름을 이었다. 장 막판 변동성 확대를 노리며 대량의 저가매수세를 넣은 개인이 1,15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매수전환 하루만에 다시 919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동시호가에서 청산매물이 쏟아진 탓에 670억원 매도우위로 거래를 마감했다. 옵션만기를 맞아 관심이 집중된 프로그램 매매는 막판 집중된 매도가 매수를 압도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7,255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3,163억원 유입됐다. 그러나 동시호가 이전까지는 매수가 1,915억원으로 매도 1,377억원보다 많았었다. 지수는 반락했지만 상승종목이 428개로 하락종목 335개보다 100개 가량 많았다. 하이닉스 재료 등으로 거래가 전날보다 크게 늘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억6,513만주, 4조1,624억원을 기록했다. ◆ 박스권 등락 전망, 경기·수급 재점검 = 시장에서는 옵션만기를 거친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7일 810선에서 단기 저점이 확인된 가운데 20일 이동평균선을 고점으로 하는 제한적인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옵션만기를 비교적 무난하게 넘어서고 기관으로 꾸준히 자금유입이 되면서 수급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정 시에는 가격논리로 접근하고 여전히 불안한 뉴욕증시 흐름, 반도체 가격 동향 등을 살피며 단기로 대응할 시점이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시스코 효과가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게 작용한 데다 외국인의 현선물매도, 옵션만기 매물 출회 등이 수급 악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 수출회복 지연 등을 감안할 때 조정 국면이 연장될 공산이 크다"며 "은행, 자동차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박스권 대응 전략을 수립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