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의 분할안 승인에 따라 하이닉스 처리에 가속이 붙게 됐다. 하지만 분할안 도출과 분할이후 처리과정에서 채권단과 회사측이 해결해야 할과제는 아직도 산적해 있다. 9일 하이닉스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 하이닉스 이사회의 분할안 동의에 따라 예정대로 전문 실사기관을 선정, 회사 분할을 위한 실사를 벌여 분할안이 확정되는 대로 전체 채권단과 회사측의 동의를 다시 거쳐 시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를 위해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회계법인 안진, 아서디리틀(ADL)등 5∼6개 기관으로부터 실사 제안서를 받았으며 이번주 중 한곳을 선정, 한달가량의 실사에 들어간다. 채권단은 또 오는 6월 1일자로 전환사채(CB) 2조9천억원을 주식으로 전환, 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같은달 25일께 주주총회를 거쳐 하이닉스의 경영진 개편을 시도할 전망이다. 또 실사를 거쳐 6월말께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회사 분할안에 대해서는 다시 채권단 전체회의의 동의와 하이닉스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본격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채권단과 회사측이 최종 분할안을 확정하는 과정과 채무재조정, 감자(減資)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 채권단과 회사측은 하이닉스를 메모리부문, 비메모리부문,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기타 비영업부문 등 4개 부문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져 있으나 어떤 부문을 주력으로 할 지는 양측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채권단은 주력 부문인 메모리 부문까지도 결국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만 독자생존을 주장해 온 회사측은 비메모리 부문 등을 매각하거나 외자를 유치해 메모리 부문을 살린다는 기본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회사 분할과정에서 8조4천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어느 부문에 남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채권 회수와 직결될 수 있어 채권기관들이 서로 자기 기관 부채를 굿 컴퍼니에 포함시키려는 이해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한 대주주 지위 확보와 분할과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감자도 하이닉스 전체 주식의 90%를 가지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거센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분할안은 전문기관의 실사를 거쳐 확정되며 이 과정에서 회사측의 의견도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분할추진방안이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만큼 신속하게 예정된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