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시스코 효과를 선반영하며 사흘만에 올랐다. 전날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대표업체 시스코의 월가 예상치를 넘는 주당 순익을 발표하면서 상승 에너지를 제공한 것. 미국 나스닥지수가 하락 마감했지만 장마감후 시스코의 예상치를 넘는 실적 발표로 나스닥선물이 급등하고 주요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상승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운송, 금융, 디지털컨텐츠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업종이 올랐고 상승종목은 550개를 기록했다. 장중 상승종목수가 600개 중반까지 기록됐으나 막판 차익매물이 나왔다. 시장관계자들은 나스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경우 80선 부근까지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 여건이 불확실해 추격매수보다는 우량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8일 코스닥지수는 76.78에 마감, 전날보다 1.96포인트, 2.62% 올랐다. 장중 77.06까지 올랐다가 막판 차익매물로 오름폭을 줄였다. 거래가 비교적 활발해 3억주대를 회복했고 거래대금은 1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7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소폭 차익실현했다. KTF, 강원랜드, LG텔레콤, 하나로통신, 휴맥스, 다음, 유일전자, 옥션 등의 상승폭이 컸다. 특히 휴맥스는 전날 외국인 매물로 급락했지만 다시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상한가로 마감했다. 국민카드와 엔씨소프트가 모멘텀 부재로 외국인 매물에 눌리며 약세를 이었고 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등도 내렸다. 시스코 효과 기대로 네트워크장비와 통신장비주가 동반 상승했고 그간 조정받은 셋톱박스, LCD, DVR주의 상승세도 부각됐다. ◆ 추가 모멘텀 필요, 추격매수는 자제 = 이날 상승에 대해 시장에서는 낙폭과대 인식과 시스코 호재가 겹치며 올랐지만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했다. 미국 시장에서 시스코 재료가 반영되고 옵션만기 수혜 가능성으로 상승 연장 가능성은 높지만 추격매수 시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교보증권 이혜린 선임연구원은 "200일선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가운데 시스코 실적 호전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받았다"며 "외국인이 순매수했지만 소규모에 그쳐 여전히 매수 주체가 뚜렷하지 않아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혜린 연구원은 "하반기 수출 회복시 코스닥 시장이 수혜가 더 클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 시각이 유효하다"며 "그러나 나스닥시장이 방향을 잡고 외국인이 본격 매수에 나설 때까지는 80선 부근에서는 매수를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단기저항선인 120일, 77.6 돌파가 관심이지만 아직 추격매수는 부담스러워 추세를 지켜보면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시장이 단기 반등 가능성은 높지만 투자심리가 불안해 시스코 재료이외에 경제지표 호조가 확인되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악재만 가득한 상황에서 시스코 재료가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다"며 "내일 추이를 봐야 하겠지만 지수가 빠르게 오를 만한 상황은 아니고 우량주를 저가에 모으는 시기"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