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질주하던 현대자동차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기업지배구조(Coporate governance)를 의심한 외국인의 '팔자'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8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가 18포인트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전날보다 1천7백원(3.47%) 떨어진 4만7천2백50원에 마감됐다. 3일째 하락세이며 이 기간중 낙폭은 9.65%에 달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하순부터 시작된 종합주가지수 급락기에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었다. 실적 호전과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3일간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하락폭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3백63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증권업계는 현대차가 노르웨이 WWL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현대상선의 자동차선박사업부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점이 외국인 매물의 주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투신사 의 한 펀드매니저는 "현대차가 현대상선의 자동차선박사업부의 인수에 참여하는 게 옛 계열사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으로 비쳐질 수 있으며 심지어 기업지배구조 문제로까지 인식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다만 현대상선의 자동차선박 부문은 흑자를 내고 있는데다 선박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출에 차질에 빚을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외국인 매도세와 관련,시장의 과민반응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손종원 굿모닝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현대상선에 직접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자동차 수송전문업체에 출자하는 것인 만큼 기업지배구조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 "문제는 WWL사와의 합작이 현대차그룹의 장기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