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의 매수 행진이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같은 기간에 매도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1조73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8일에도 순매수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이 기간에 1조3천553억원이나 순매도하며 주가지수를 끌어내렸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주가하락의 버팀목이 되기에는 힘이 부친 상황이었다. 주가 조정기에 개인 투자자의 이런 매수세는 경기와 주가상승에 대한 낙관적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정기간이 길어지고 폭이 커질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미들의 낙관, 저가매수 활발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개인 투자자의 저가매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외국인들이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경기회복이 불투명해지고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과는 정반대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상무는 "개인들은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생각에 지금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언젠가 올라갈 것이라고 믿음을 갖고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반대로 외국인은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최근 간접형 주식투자 상품에 자금이 들어오는 것도 저가매수를 노린 것"이라고 덧붙엿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개미투자자는 경기와 증시에 대하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인은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 가파른 상승이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국내 수출의 상황 등을 감안해 매도를 하고 있는데 개인투자자는 이런 쪽에 별로 신경을 안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 지금과 같은 주가 조정국면은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투자 시기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교보증권 김 연구원은 "기대만 갖고 투자를 하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미국 경제의 변화 과정을 확인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서 다시 침체되는 `더블 딥'을 겪을 경우 국내 수출이 타격을 받고 주가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매매를 많이 하는 개인들이 주가 하락과 정에서 순매수를 꾸준히 했기 때문에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저가매수를 노린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수출이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3분기 초반까지는 주가지수가 940대에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800~900대의 조정국면때는 적극적으로 투자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금은 큰 폭의 주가상승도 어렵고 추가 조정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기술적 매매를 할 것을 주문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주가 급락은 멈췄지만 횡보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때는 실적 우량주로 압축해 낙폭이 큰 종목의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매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