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포인트를 향해 급하게 내달려온 국내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937.61을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인 3일 현재 856으로 떨어진 상태다. 거래일 기준 10여일만에 80포인트나 급락한 셈이다. 이 기간동안 저가대형주(옐로칩)들은 30-40%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전자도 40만원이 붕괴됐다. 단기급등으로 인한 가격조정이 뚜렷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가 재차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여전히 대세상승은 유효하다는 얘기다. 그칠줄 모르던 외국인의 순매도공세도 약화되고 있다. 속도는 둔화되고 있지만 지수하락시마다 수익형증권 등으로 자금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윤곽이 드러나는 6월께 전고점(950)을 돌파하고 이후 1,000 고지 점령을 재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정장 대응전략 및 대세상승의 투자전략을 소개한다. 기간조정.박스권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5월말 내지 6월초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며 시장이 방향성을 찾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는 800-900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사장은 "지수가 800선에서 880선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5월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달 옵션만기일이나 6월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프고그램매물 출회에 따른 일시적인 800선 붕괴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지수 830선에선 가격하락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늦으면 6월초까지는 850선과 900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당분간 박스권 투자전략으로 수익을 챙길 것을 권했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주가 60일선이 지켜지는 등 최근 하락장에서 블루칩의 하락폭은 15% 정도에 그친 반면 옐로칩은 30-40% 과도하게 빠졌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상승으로 방향을 트는 초기에는 이들 종목의 주가탄력이나 상승시점이 블루칩을 능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영업팀장은 "지난주 삼성테크윈 등 1분기 실적호전이 발표된 중소형 대형주(옐로칩)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며 "시장이 박스권으로 진입함에 따라 중소형주의 리레이팅(재평가)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박스권 돌파 이후의 투자전략 =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수험료'를 톡톡히 치렀다.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먹은게 없다"고 투덜대는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부국증권 양재지점의 이종성 과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웬만한 종목들은 적게는 50%, 많게는 1백% 가까이 올랐지만 고객들의 투자수익률은 평균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아놓았다.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약세장에 길들여진 탓으로 풀이한다. 지난 99년말부터 2년 가량 이어진 약세장을 거치면서 단기매매, 특히 데이 트레이딩에 목숨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수익을 내는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박스권의 저점을 찾고 고점을 점치는게 최대 관심사였다. 물론 하락장에선 이런 전략이 유효하다. 장기 보유하다가는 깡통을 찰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세 상승장에서는 단기 매매가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말 상승장에서 블루칩들이 4개월동안 저점을 높이며 2-3배 오른데서 보듯 강세장에서는 단기매매가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박종규 사장은 "조금만 올라도 팔아버리고 매수한 뒤 하락하면 곧바로 손절매하는 방식으로는 대세상승기에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시가 추세적으로 상승했을 때는 '바이 앤드 홀딩(Buy&Holding.매수 후 보유)' 전략과 '포트폴리오(분산) 투자'를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지수 1,000 시대로 가는 강세장에선 '바이 앤드 홀드'와 분산투자 전략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본전략"이라고 말했다. 대세 상승기라도 주가의 부침은 있게 마련이다.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다시 사겠다는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실패하기 십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될성부른 종목을 찾아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바이 앤드 홀드' 전략이 상책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한 종목에 투자자금을 모두 털어넣는 '몰빵'식 투자로는 곤란하다. 다른 종목은 오르는데 자신의 종목만 오르지 않을 경우 누구든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게 된다. 움직이는 순환매를 뒤쫓다보면 수익은 커녕 수수료 부담도 만만찮다. 업종별로 3~5개 종목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