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이 7일 증권거래소 시장에서 2천800여억어치를 순매도 하면서 10일 연속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10일간 1조3천억원이 넘는 매도우위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에서 '셀 코리아'로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연속적인 매도가 시작된 지난달 23일 918.06에서1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면서 7일 820선대로 추락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셀 코리아로 굳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대내 변수보다는 미국 증시 등 해외변수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얼마나 팔았나 거래소시장에서 지난 23일 이후 10일째 1조3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매도로 작년 9.11테러사태 이후 유지된 순매수 기조가 무너졌다. 외국인은 9.11테러사태가 발생한 작년 9월 4천921억원을 순매도했지만 다음달인 10월부터 올 1월까지 3조4천939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다시 매도우위로 돌아선 뒤 지난 6일 현재까지 3조1천224억원을 순매도해 9.11일 테러사태이후 유지됐던 순매수기조가 붕괴됐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작년 9월이후 지난 6일 현재 8천47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전체 순매수 규모는 지난 4월 2천902억원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는 바람에 600억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에 매도 집중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제1우선주는 올들어 지난 6일 현재 외국인 매도규모가 각각 2조9천25억원과 2천964억원으로 종목별 순매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두 종목을 합치면 3조2천억원 가까이 된다. 이 밖에 외국인은 한국전력(2천939억원), POSCO(2천751억원), LGEI(2천714억원), 삼성SDI(1천184억원), 삼성증권(1천58억원), 한미은행(966억원), LG화학(780억원), 팬택(758억원) 등을 주로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국민은행(1천745억원)과 대구은행(1천229억원), 현대모비스(1천48억원), 현대자동차(1천28억원), 현대백화점(1천11억원), 현대자동차 제2우선주B(974억원), 삼성화재(964억원), 대신증권(904억원), 기아자동차(857억원), 외환은행(849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올들어 지난 6일 현재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은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 CJ39쇼핑, 로커스홀딩스, 코디콤, 모아텍, LG마이크론, 한빛소프트, 모디아 등이었다. 휴맥스, 다음, KTF, 하나로통신, LG홈쇼핑, 텔슨전자, 국민카드, 세원텔레콤, 우영, 한단정보통신 등은 순매도 상위종목에 올랐다. ◆셀 코리아 아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매도는 구조적인 현상이 아니라 해외변수 영향과 이익실현 차원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기간조정을 거쳐 바닥을 다지면다시 매수세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정태욱 본부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는 경기회복 사이클에 따른 이익실현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단시일내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불안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에 대한 장기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면서 "IMF이후 구조조정으로 한국기업들이 수출면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기 시작했고 기업지배구조개혁과 투명성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면서 "반등이 언제 나타날 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미국경기가 회복된다는 신호가 나오면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최창호 투자분석팀장도 "셀 코리아가 아니다"라면서 "외국인 매도는 오늘을 정점으로 해서 점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한국증시가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상승폭이 컸고 최근 미국 증시를 비롯한 해외증시가 하락하는 바람에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 30만원과 종합주가지수 800선대에서 반등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바닥권을 다지는 기간조정을 거쳐 이달말을 전후로 기술적인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onhapnews.net